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지난 7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석유 저장시설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다. ⓒ 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12일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가장 강력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날 테헤란을 포함한 이란 전역을 집중 폭격하는 등 전쟁 발발 이후 가장 격렬한 공습을 감행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은 앞서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다시 한 번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라며 “전투기 수와 폭격기 수, 공습 횟수 모두 최대이며 정보도 그 어느 때보다 정밀하고 향상됐다”고 예고했다.
미 전쟁부에 따르면 미사일과 유도폭탄, 드론, 스텔스폭격기인 B-2가 투하한 벙커버스터, F-35가 쏜 정밀유도폭탄 등 700발에 가까운 전력을 난타했다. 미국은 테헤란 메흐라바드공항에 있던 항공기 16대, 파르친 미사일 기지의 연료 시설을 정조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90%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는데 하루 전 75%에서 또다시 이란 전력이 손실됐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 군사학교 내 무기 연구개발 단지를 타격했고 이란을 지지하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거점지인 레바논 남부도 공격했다. 테헤란 시민은 “지옥 같은 밤이었다”며 “이번 공습이 개전 이후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테헤란의 모든 곳, 모든 구역을 폭격하고 있었다”며 “아이들이 잠자는 것조차 무서워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시민은 영국 가디언에 “지금 엄청난 폭격을 받고 있고, 연달아 폭발음이 들린다”며 “어디서 폭발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건물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헤란 동부에서는 이날 5층짜리 주거용 건물 두 채가 공격을 받아 바닥과 벽이 날아가고 콘크리트 골조만 남았다. 이란 구호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구조대원들이 시신 가방에 담긴 희생자를 옮기는 모습이 담겼다. 시신 수습작업 중에도 인근 교차로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 피해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이날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후 민간인 약 1300명이 사망했으며, 민간 시설 약 1만 곳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일 플로리다주 탬파의 미 중부사령부 본부가 있는 맥딜 공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란 역시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바레인에 위치한 미 해군 제5함대 기지와 이라크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전쟁의 핵심 목표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란은 “공격이 계속되면 단 1ℓ의 석유도 이 지역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밝히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뢰가 설치됐고 그것이 곧바로 제거되지 않는다면 이란은 이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에 나섰고, 실제로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기뢰부설 선박 16척을 제거했다고 밝히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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