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여는 안전한 바다…국립해양측위정보원, 해양 ‘PNT’ 고도화[D:로그인]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3.16 07:00  수정 2026.03.16 07:01

위성항법보정·지상파항법시스템 운영

‘보이지 않는 등대’ 역할 톡톡

㎝급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 상용화

‘디지털 해양 안전 플랫폼’ 거점 기대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전경.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바다 위의 이정표가 디지털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등대와 종소리가 어둠 속 뱃길을 안내했다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밀한 전파 정보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 중심에는 해양수산부 소속 책임운영기관 ‘국립해양측위정보원(원장 김정식, 이하 측위정보원)’이 있다. 충북 옥천에 본원을 둔 이 기관은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NSS)과 지상파항법시스템(eLoran)을 운영하며 우리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이지 않는 등대’ 역할을 한다.


측위정보원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바다의 ‘디지털 이정표’를 만드는 곳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고정밀 위치정보 제공 체계와 첨단 지상파항법 시스템을 구축한다. 무인기(드론)와 자율주행 선박·자동차로 대표되는 첨단모빌리티 산업의 기반을 제공하고, 해양 전파혼신으로 인한 사회 혼란 방지를 주요 업무로 하는 기관이다.


최근에는 해양안전 모바일 앱인 ‘해로드’를 개발·운영하면서 연간 300명 이상의 인명을 구하기도 했다. 항로표지에서 수집한 해양 기상, 해상 안개, 영상정보를 선박에 제공해 안전 운항을 지원한다.


㎝까지 줄인 GPS 오차…자율운항에 필수


측위정보원은 올해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센티미터(㎝)급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의 전국 확대와 독자적인 해양 안전망 강화를 선언했다.


㎝급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는 기존 위성항법시스템(GPS)의 오차를 줄여 정밀 작업과 자율운항의 수준을 크게 향상할 기술이다. 현재 최소 m급 오차 범위를 ㎝ 단위까지 줄이는 기술은 선박 자율운항에 필수 요소다.


그동안 항법 기술은 크게 정밀절대측위(PPP, Precise Point Positioning) 방식과 실시간위성추적(RTK, Real-Time Kinematic) 방식을 써 왔다.


PPP 항법은 기준국 없이 위성으로부터 받은 오차(궤도·시간 등)를 직접 보정해 위치를 추정하는 방식이다. PPP 항법은 기준국과 거리 영향이 적어 넓은 범위에서 사용 가능하다. 다만 위성 오차만 보정하므로 정확도는 낮을 수 있다는 점이 한계다.


RTK 방식은 GNSS(위성항법)에서 기준국(정확한 위치를 아는 지상국)으로부터 실시간 보정 정보를 받아 이동국(로버)의 위치 오차를 센티미터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기준국에서 멀어지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사용자 수가 많아지면 부하가 거리는 단점이 있다.


측위정보원은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PP-RTK’ 두 기술을 동시 적용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수평 5㎝, 수직 10㎝ 미만의 정밀도를 자랑한다. 오는 7월부터 전국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집중 점검 기간을 운영하고, MBC·LGU+ 등 민간 공급자와 협력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스마트 항만 운영과 선박의 자동 접안, 자율운항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립해양측위정보원 내부 모습.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전파교란 걱정 없는 지상파항법 ‘eLoran’


최근 국제적으로 GPS 전파교란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측위정보원은 이에 대응할 대체 항법인 지상파항법시스템(eLoran)을 올해 본격 운용한다. GPS는 약 2만㎞ 상공에서 신호를 보내다 보니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 반면 eLoran은 지상 송신국에서 장파를 쏘기 때문에 전파 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측위정보원은 오는 5월부터 서해북부해역에서 eLoran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한다. GPS 교란 시에도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8억2000만원을 투입해 관공선 등 41척에 eLoran 수신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나아가 11월까지 전국 주요 항만에 14개소에 통합관측소를 구축해 현재 20m 수준인 위치 오차를 10m 이내로 줄이는 등 정밀도 향상에 주력한다.


소형 선박의 안전 길잡이인 ‘해로드’ 애플리케이션 고도화도 추진한다. 바다 위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해로드는 소형선박 이용자와 레저객에게 전자해도와 긴급구조 요청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2700명이 넘는 인명을 구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측위정보원 설명이다.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해로드는 스마트워치 연계 기능을 강화한다. 사용자 환경(UI/UX)도 대폭 개선한다.


특히 안개 관측망 확충을 통해 여객선 항로의 정밀한 가시거리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과 연계한 해양기상정보 자동 안내 서비스를 구축해 이용자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스마트 항로표지 정보센터’ 착공


측위정보원은 단순히 전파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스마트 항로표지 생태계를 구축한다. 항로표지 시설 고장 예측, 최적 배치 분석, 영상 기반의 파고 정보 산출 등 13종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항로 관리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총 47억원의 예산을 들여 ‘스마트 항로표지 정보센터’ 신축 공사에 착수한다. 2026년 5월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인 이 센터는 지상 2층 규모로 통합운영센터와 서버실, 향후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인 KPS를 위한 임무제어실 등을 갖춘 해양 항법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측위정보원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부문에서 대상(전체 47개 기관 중 1위)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이러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환경·사회·투명 경영(ESG)을 실천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등 전문성 기반의 책임운영체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측위정보원은 디지털 해양항법 혁신으로 국민 안전과 산업 발전을 선도하겠다며 목표 아래 2030년까지 해양항법정보 가용성 지수 99% 달성 추진 중이다. 앞으로 측위정보원이 열어갈 우리의 바다는 기술과 안전이 융합된 진정한 ‘스마트 오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시대 전환점 맞은 우리, 실제 현장에 도움 되는 기술이 중요”
[인터뷰]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


“바다에는 육상과 달리 도로나 표지판이 없습니다. 우리 정보원은 선박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돕는 ‘바다의 길잡이’이자 국가 해양측위 전문기관입니다.”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이 해양 모빌리티 시대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정식 국립해양측위정보원장은 디지털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7월 정식 오픈을 앞둔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부터 세계 최초로 실용화에 성공한 ‘지상파 항법시스템(eLoran)’까지, 정보원이 그려나가는 안전한 바다의 미래를 들어봤다.


해양측위정보원이 올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는 단연 고정밀 위치정보 서비스다. 기존 10m 수준이던 GPS 오차를 5㎝급으로 대폭 줄인 기술이다.


김 원장은 “약 145억원의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이 기술은 항만 접안이나 좁은 항로 운항 시 항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며 “향후 자율운항·무인선박 등 첨단 해양 모빌리티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보원은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국민이 통신망을 통해 이 정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준비 중이다.


최근 글로벌 전파 교란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정보원이 개발한 eLoran은 해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위성에서 오는 약한 신호를 사용하는 GPS와 달리, eLoran은 지상 송신국에서 150kW의 강한 출력으로 신호를 보낸다.


김 원장은 “eLoran은 GPS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시스템”이라며 “GPS 신호 교란이나 장애 상황에서도 선박 항해가 멈추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서해 북부 권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확대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일반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모바일 앱 ‘해로드’ 역시 정보원의 핵심 업무다. 누적 다운로드 76만 건을 기록한 해로드는 지난해에만 285명을 구조하는 성과를 냈다.


김 원장은 “올해는 스마트워치 연계 기능과 위치기반 조석 알림 서비스를 추가해 해양레저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안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완공할 ‘항로표지 정보서비스센터’는 등대와 부표 등에서 수집되는 해양 기상, 영상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해양 안전 플랫폼’의 거점이 될 전망이다.


해양측위정보원은 지난해 책임운영기관 서비스 혁신 대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김 원장은 공을 직원들에게 돌리면 미래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기술과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돼야 기관의 역할이 의미를 갖는다. 직원들은 항상 현장의 목소리와 국민의 시각을 고려해야 한다. 변화하는 해양 디지털 시대에 맞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



국립해양측위정보원 팔미도 기준국 모습. ⓒ국립해양측위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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