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서 울린 반전 메시지…탈란킨 감독 “지금 당장 전쟁 멈춰달라”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3.16 12:18  수정 2026.03.16 12:18

수상 소감 "나라를 잃는 과정, 작은 '동조'에서 시작"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파벨 탈란킨 감독이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종식을 촉구하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뉴시스/AP

탈란킨 감독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시어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러시아 반푸틴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Mr. Nobody Against Putin)으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우리의 좋은 친구이자 동료였던 이들, 그리고 권력에 맞선 '이름 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한 국가를 잃게 되는지를 보여준다"며 "나라를 잃는 과정은 수많은 작은 '동조'의 행위들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도시의 거리에서 시민들을 살해할 때 침묵하는 것, 과두 정치 세력이 미디어를 장악해 우리가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할지 통제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그 모든 방관이 바로 동조"라며 "우리 모두는 도덕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탈란킨 감독은 소감 말미에 "지난 4년 동안 우리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똥별을 향해 아주 소중한 소원을 빌곤 했다.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는 별똥별 대신 포탄과 드론이 쏟아지는 나라들이 있다. 우리의 미래와 이 세상 모든 아이의 이름으로 간곡히 호소한다. 지금 당장 이 모든 전쟁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이 발언은 표면적으로 작품의 소재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겨냥한 것이지만, 시상식이 열린 당일 미국의 이란 공습이 진행 중이던 상황과 맞물려 이란·이스라엘·미국 간 군사 충돌을 포함한 전 세계 분쟁 전반을 향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국가 선전과 군사화 교육의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우랄 지역 교사 파벨 탈란킨이 2년간 은밀히 촬영한 영상과 개인적 기록을 통해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감시와 충성, 두려움과 저항이 교차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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