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5년 만에 회장단 선출 추진…리더십 공백 해소 시도
전공의 단체 사단법인화 검토…독자 정책 행보 강화
서울 한 의과대학 인근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생과 전공의 등 의료계 젊은 세대가 조직 재정비와 정책 활동을 강화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국 의대생 단체는 5년 만에 회장단 선출에 나섰고, 전공의 단체도 사단법인 전환과 정책 연구 조직 출범을 추진하며 독자적인 정책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이뤄져 온 의료계 정책 논의 구조 속에서 젊은 세대의 영향력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리더십 공백’ 의대협…조직 재정비 시동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2021년 이후 5년 만에 제24대 회장단 선출을 진행 중이다. 1차 선거가 무산됨에 따라 오는 27일 2차 선거가 예정돼 있다. 결과는 28일 공표될 예정이다.
의대협은 2021년 회장단 임기 종료 이후 지도부가 선출되지 않으면서 약 5년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돼왔다. 이 과정에서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대의원들이 추첨을 통해 직무를 맡는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의대협 회장 선거는 간선제로, 각 의과대학 학생 대표인 대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회장단을 선출한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1차 선거에서는 정족수 대비 찬성표 비율이 44.74%에 그쳐 당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재선거가 결정됐다.
이번 선거에는 손연우 현 비대위원장(고려의대)과 김동균 24·25학번 대표(부산의대)가 후보로 출마했다. 두 후보는 의학교육 질 보장과 의대협 내부 소통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의료계와 정부, 대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외 소통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손 비대위원장은 “의료정책은 결국 국민이 체감하고 부담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국민을 설득하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
김 대표도 “국립·사립, 수도권·지방 의대의 교육 환경이 크게 다른 만큼 각 의과대학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한 대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젊은 의사’ 정책 참여 확대…존재감 커진다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들도 독자 행보 강화를 위한 조직 정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과정에서 의협과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 대전협 관계자가 내부 대화방에서 “현 의협 집행부는 반성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은 앞으로 의협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대전협이 추진하는 핵심 방안은 ‘사단법인화’다. 오는 28일 열릴 대전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대전협을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안건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이 의협 산하 단체가 아닌 독립적인 기구로 활동하게 될 경우 의료 정책 대응 과정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정책 연구 조직인 ‘젊은의사정책연구원(YPPI·이하 젊의연)’을 출범시키며 정책 생산에도 직접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의정 갈등을 거치며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우리가 몸으로 부딪치며 외쳤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근거와 데이터라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며 “젊의연은 젊은 의사가 단순한 정책의 객체를 넘어 미래 의료를 설계하는 주체로 거듭나게끔 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정 갈등을 거치며 젊은 의사들의 정책 참여 요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세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독자적인 조직 정비와 정책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협회는 회원들의 전반적인 방향과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기존 정책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 의사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이들 단체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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