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상징’ 카페도 꺾였다…프랜차이즈 산업 첫 역성장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3.17 07:28  수정 2026.03.17 07:28

가맹본부 8758개…집계 이후 첫 감소

카페 창업 35% 급감, 소자본 시장도 냉각

배달 수수료·고금리·소비 둔화 ‘삼중 압박’

차액가맹금 소송·가맹사업법…규제 리스크 확대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이용하고 있다.ⓒ뉴시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며 창업 시장에도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가맹본부 수가 줄고 소자본 대표 업종인 카페 창업도 급감했다. 비용 부담과 규제 리스크, 짧아진 외식 트렌드 주기까지 겹치며 창업 환경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현황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수는 지난해 8758개로 전년(9114개)보다 356개(-3.9%) 줄며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지던 증가세도 지난해 꺾였다.


창업 시장 위축은 카페 업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 데이터허브가 개·폐업 매장 수를 분석한 결과 카페 개업 수는 2022년 3분기 1550개에서 지난해 3분기 1000개로 35.5% 감소했다. 한때 ‘소자본 창업의 상징’으로 불리던 카페 창업마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임대료 상승, 원재료 가격 부담, 치열한 경쟁 등이 겹치면서 창업 리스크가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과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창업 수요가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외식 창업의 수익 구조가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외식 소비까지 줄어들면서, 소비 경기 영향을 직접 받는 외식업의 창업 매력도 역시 떨어졌다.


구조적으로 낮은 진입장벽과 부실 프랜차이즈의 난립도 폐업률을 높이고 있다. 탕후루, 두쫀쿠 등 외식 트렌드의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기 전에 시장이 식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창업 위축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82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2026이 개막한 지난 1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을 찾은 예비 창업인들이 참여 업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영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가맹점 확대를 통해 로열티와 원·부자재 공급 수익을 얻는 구조인 만큼 가맹 확대가 곧 성장과 직결되는데 경쟁 과열과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행에 기대는 사업 모델 만으로는 안정적인 가맹 확대가 쉽지 않아져서다.


특히 강화되는 규제 환경도 프랜차이즈 경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bhc, 교촌치킨, 제너시스BBQ, 메가MGC커피, 프랭크버거, 투썸플레이스 등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20여 곳이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지난 1월 대법원이 피자헛 소송에서 본사가 원·부자재 공급 과정에서 얻는 유통마진 성격의 ‘차액가맹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관련 소송이 확산됐다. 각 업체들은 피자헛과 수익 구조가 다르고 계약서에도 차액가맹금이 명시돼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법원 판례의 영향으로 소송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설상가상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가맹점주 단체에 본사와의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으로, 업계는 갈등 확대와 단체 난립으로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에서는 혼탁한 시장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본사 스스로 꾸준한 제품 개발과 품질 관리, 가맹점과의 상생 노력을 통해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는 ‘장수 브랜드’를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본사의 자정 노력과 함께 제도 환경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지나치게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가맹 확대와 신규 브랜드 도전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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