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이드라인 전 막차?"…4대 금융, '지배구조 선진화' 시험대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3.19 07:06  수정 2026.03.19 07:06

다음주 4대 금융 주주총회 개최

현장·실무형 전문가 수혈했지만

낮은 교체율에 이너서클 우려 여전

오는 23일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하나금융지주, 26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차례로 주총을 개최한다. ⓒ각 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달 말 일제히 열린다.


이번 주총은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압박해온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이사회 구조 개편과 최고경영자(CEO) 선임 방식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진다.


하지만 당초 기대됐던 파격적인 인적 쇄신보다는 경영 연속성을 우선시하는 안정 위주의 흐름이 뚜렷하다.


특히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인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 발표를 주총 이후로 미루면서, 금융지주들이 기존 체제를 공고히 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4일 하나금융지주, 26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차례로 주총을 개최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 안건들이 큰 차질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과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해 일제히 '찬성'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주 비중이 60~70%에 달하는 금융지주 입장에서 ISS의 지지는 사실상 승인서와 다름없다.


가장 이목이 쏠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현직 회장 연임 안건 역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당국이 CEO 승계 절차의 불투명성을 지적했지만, 주총을 앞두고 구체적인 제재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현직 체제 유지에 힘이 실렸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12일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을 제한하고 이사회 경영진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보완할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이달 말로 발표 시점을 미룬 바 있다.


금융지주들은 사외이사진에 당국이 강조해 온 실무형 전문가들을 대거 포진시키며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AI 등 현장 및 실무형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을 대거 수용했다.


이는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의식해 이사회의 질적 변화를 꾀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KB금융은 법률 전문가 서정호 변호사를, 신한금융은 금융·회계 전문가인 박종복·임승연 후보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보강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소비자 보호 및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를 후보로 내세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사외이사의 장기 재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4대 금융의 임기 만료 사외이사 총 23명 중 6명만 교체되면서다.


KB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5명 중 1명을 교체했고, 신한금융은 7명 중 2명이 새로 임명됐다.


하나금융은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8명 중 단 1명만 교체했고, 우리금융은 3명 중 2명을 교체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전문성은 확보했지만, 여전히 기존 인적 네트워크 중심의 이사회 구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너서클' 한계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총 시즌이 끝난 뒤에야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올해 주총이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피하기 위한 막차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선임된 사외이사들과 확정된 CEO 체제는 향후 2~3년간 지속되므로, 당국이 이어 선진화 방안을 내놓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총 이후 당국의 선진화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민감한 사안을 포함하는 만큼 정책 내용 보완이나 수위 조정이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