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90원대 등락에 국제 유가 상승세
티웨이항공, 국내 항공사 중 첫 비상경영 체제 돌입
LCC 중심 수익성 악화 불가피…"구조적 리스크"
16일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고유가·고환율·운항 제한이라는 '3중고'가 항공업계를 덮쳤다. 티웨이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첫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 역시 항공편을 줄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6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공식화했다. 회사 측은 "비상경영 체제는 리스크에 대비해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관리 조치"라며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투자 및 비용 구조 전반을 재점검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비와 안전, 운항 관련 필수 투자와 예산은 줄이지 않고 항공 안전과 운항 안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주요 경영 지표와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추가 대응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이번 조치가 LCC를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 확산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항공사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90원대까지 상승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 역시 중동 에너지 시설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유가와 환율 등 외부 변수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유류 헤지나 운임 조정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고환율이 고착화될 경우 LCC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공역 제한과 수요 위축까지 동시에 발생하고 있어 단순 비용 문제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웨이항공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4월 발권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최대 3배 이상 인상했지만, 연료비 상승분의 절반 수준만 보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위기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도 이미 운항 축소에 돌입했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항공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백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중동 노선 운항 중단 역시 장기화되는 흐름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4월 19일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왕복하는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두바이·아부다비·암만·에르빌행을 3월 28일까지, 텔아비브행을 4월 2일까지, 베이루트행을 3월 28일까지, 테헤란행을 4월 30일까지 운항 중단했다.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는 암만 등 일부 노선을 오는 6월까지 취소하며 장기전에 대비하는 흐름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가고 중동 주요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항공유 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글로벌 항공 산업 전반의 구조적 부담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비용 증가뿐 아니라 수요 위축까지 동반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며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한 항공사들의 실적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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