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4할 타율에도 마이너행…‘타석의 질’ 따진 다저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3.23 10:18  수정 2026.03.23 10:18

타율 0.407 1홈런 6타점 5도루 기록하고도 마이너행

볼넷 적고 삼진 많아 '타석의 질' 떨어졌다는 평가

마이너행을 통보 받은 김혜성. ⓒ Imagn Images=연합뉴스

기록지만 놓고 보면 '빅리거'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던 김혜성이다. 하지만 LA 다저스의 선택은 다시 한 번 마이너리그였다.


다저스 구단은 23일(한국시간), 시범경기 내내 불방망이를 휘두른 김혜성(27)을 산하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내려보낸다고 발표했다. 미국 진출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로스터 진입 실패'라는 쓴잔을 마신 셈이다.



4할 타율 뒤에 가려진 '삼진 8개·볼넷 1개'


김혜성은 이번 스프링캠프 9경기에서 타율 0.407(27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 5도루라는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팀 내에서 8번째 많은 안타를 생산했고, 특유의 기동력까지 선보이며 주전 2루수 경쟁에서 앞서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 구단이 주목한 데이터는 안타 개수가 아닌 '타석에서의 질'이었다. 김혜성은 27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8차례나 당했다. 반면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안타가 터질 때는 화끈했지만 메이저리그급 투수들의 유인구에 대처하는 선구안과 스윙 궤적에서 여전히 약점을 노출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스윙 메커니즘에 교정할 부분이 있다"며 마이너리그행 배경을 설명했다. 정교한 컨택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이 삼진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점을 경계한 것.


김혜성을 밀어내고 개막 로스터 합류가 유력해진 경쟁자 알렉스 프릴랜드의 성적을 보면 다저스가 추구하는 방향이 잘 드러난다. 프릴랜드는 시범경기 18경기에서 타율 0.116(43타수 5안타)으로 극심한 빈타에 허덕였다.


그러나 프릴랜드는 43타석에서 팀 내 최다 수준인 11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삼진은 김혜성보다 많은 11개였지만, 타석당 삼진 비율로 따지면 김혜성보다 낮다. 타율은 낮아도 끈질긴 승부로 출루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다저스 구단의 올 시즌 철학에 더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김혜성은 아직 표본이 부족하고, 프릴랜드는 성적은 아쉽지만 타석에서의 접근 방식이 훌륭했다"며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선택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빅리그 호출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 Imagn Images=연합뉴스

비록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지만, 김혜성에게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마이너에서 시작해 5월 콜업 이후 71경기 타율 0.280, 13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바 있다.


무엇보다 다저스는 여전히 김혜성에 대해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보고 있다. 트리플A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며 타격 메커니즘과 선구안을 다듬을 경우, 언제든 콜업 1순위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전망 역시 비관적이지 않다. 다저스 내야진은 시즌을 치르며 부상이나 부진 변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럴 때 가장 먼저 호출될 카드가 김혜성이다. 특히 빠른 발과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빅리그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폭발력을 트리플A에서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면, 이른 시간 내 다시 부름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로버츠 감독이 지적했던 스윙 궤적을 트리플A에서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막 로스터 탈락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맬 김혜성의 방망이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