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제네릭 약가 45% 조정에 '유감'…사후 보완 요청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3.27 14:21  수정 2026.03.27 14:32

복지부 건정심서 약가제도 개선방안 의결

제네릭 약가 산정률 53.33→45% 단계적 인하 결정

비대위 "제약사 영업이익률 5%대…R&D 동력 상실" 우려

서울 종로구 일대 약국 ⓒ연합뉴스

정부가 제네릭(복제약)의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45%로 낮추는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43%안과 제약 업계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48%안 사이인 45%로 결정됐지만 업계는 연간 수조원대의 매출 손실과 R&D 동력 상실을 우려하고 나섰다.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국산 전문 의약품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5%대에 불과한 열악한 상황임에도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10% 인하까지 감내하려 했으나, 이를 훨씬 상회하는 16% 인하가 결정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전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제네릭 약가를 현행 53.33%에서 45%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당초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제네릭 약가를 43% 수준까지 인하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45%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다만 한번에 약가를 낮출 경우 발생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등재 약제에 대해서는 약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정부가 연내 시행을 목표로 함에 따라 일반 제약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제네릭 약가 상정률이 51%로 인하된다. 이후 순차적으로 45% 수준까지 조정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과다 품목 난립을 막기 위한 ‘계단식 약가 인하’ 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동일 성분 제네릭 20번째 품목부터 계단식 약가 인하를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13번째 품목부터 직전 최저가 대비 85% 수준으로 조정된다.


정부는 그간 한국의 제네릭 약가가 OECD 평균 대비 80% 이상 높은 편이라고 주장하며 개편을 추진해왔다. 한국과 약가 제도가 유사한 일본, 프랑스 산정률이 40%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53.33%였던 제네릭 약가가 45% 수준으로 조정되는 것은 필수적인 조치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제네릭 약가 인하를 통해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 또한 직접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혈압·고지혈증·당뇨를 동시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주요 복용 약제(노바스크, 리피토, 트라젠타 등) 약가가 인하되며 연간 약 2만1000원의 본인 부담금을 절감할 수 있다. 고가의 항암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경우에도 연간 약 1만3184원의 비용 경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2012년 이전 등재 의약품을 대상으로 하는 1단계 인하를 통해 약 1조1000억원을 절감하고, 2030년부터 2036년까지 2013년 이후 등재 의약품 대상의 2단계 인하로 1조3000억원의 재정을 추가로 확보한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2036년부터는 매년 약 2조4000억원의 건보 재정이 상시 절감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환자의 약품비 부담이 심화되고 있었으나 이번 (약가 인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약품비 지출이 완화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으로 필수 의약품의 안정적 접근 및 지속 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약 업계는 이번 결정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업계는 정부에 제시했던 48% 수준은 ‘생존 마지노선’이라며 이번 개편안이 보건 안보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약가제도 개편 비대위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경영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시점에서 단행되는 대규모 약가 인하가 기업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 대상을 2012년 이전 등재 약제와 이후 약제로 구분해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단계적 시행은 산업계의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산업계가 감당해야 할 막대한 피해 규모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사후적으로라도 이번 개편안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제약·바이오 산업이 본연의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