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 리얼리티도 장르적 재미도 놓친 전개
2%대로 시청률 하락
배우 하정우가 19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해 화제를 모은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하 ‘건물주’)이 초반 기대감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하정우를 필두로, K-가장의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좀처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tvN 토일드라마 ‘건물주’는 빚에 허덕이는 생계형 건물주가 목숨보다 소중한 가족과 건물을 지키기 위해 가짜 납치극에 가담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정우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해 초반 기대를 모았지만, 첫 회 4.1%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가장 최근 회차인 5회에서 2.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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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는 거리가 먼 전개가 하락세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건물주’ 주인공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하정우는 “건물주라고 핑크빛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생계형’ 건물주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지만 결국 공감대 형성엔 실패했다.
방송 시간대가 겹쳐 비교되는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가 망자의 恨(한)을 통쾌하게 풀어 주는 ‘신들린 변호사’의 판타지로 10%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리얼리티’만이 문제는 아니다.
주인공 기수종(하정우 분)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납치’라는 다소 극적인 소재가 끼어들기도 하는데 이때 현실반영 드라마와 장르물 사이, 불명확한 노선을 취한 것이 결국 시청자들의 애매한 반응을 야기했다.
영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던 주지훈의 사례와도 비교된다. 주지훈은 현재 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에 출연 중이다.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으로, 4회까지 방송된 현재 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만 보면 ‘건물주’와 크게 다를 것 없지만,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욕망이 부딪히는 특유의 장르 특성상, ‘자극적이지만 끌린다’는 평가 속 화제성은 준수하다. 글로벌 OTT 플랫폼 디즈니+에서는 10일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으며, 펀덱스(FUNdex)의 TV-OTT 드라마와 TV 드라마 화제성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성과를 냈다.
스타 캐스팅의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요즘, 배우의 ‘무게감’만으로는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채우기 힘들다는 것이 제대로 입증된 셈이다.
물론 앞서 배우 류승룡이 출연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처럼, 배우의 존재감이 작품의 색깔과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는 사례도 있다. 이 드라마 역시 대기업 부장의 서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으나,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찾는 이야기는 특정 세대, 성별을 막론하고 울림이 있었다. 그 중심엔 특유의 현실에 발디딘 연기와 존재감 모두를 놓치지 않은 류승룡이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김 부장’은 ‘리얼리티’에 집중해 시너지를 낸 반면, ‘건물주’는 애매모호한 노선을 선택해 저조한 반응을 얻었다.
결국 인기 배우, 장르보다는 ‘탄탄한’ 전개를 통해 하나의 목표를 ‘짜임새’ 있게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하정우의 복귀 시도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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