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이대호 절묘한 선택…롯데만 루저

이일동 객원기자

입력 2011.11.21 09:33  수정

도전가치 세우고 연봉 지지선도 확인

오릭스-이대호 윈윈 반면 롯데 잃기만

'빅보이' 이대호(29)가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목적지는 롯데가 아닌 일본이다.

이대호는 지난 19일 3차협상을 벌인 원 소속구단 롯데의 100억 제의를 뿌리치고 일본행을 선택했다.

유력한 일본 구단은 이미 가장 적극적인 구애를 펼쳐왔던 오릭스 버팔로스다. 2년 5억엔(75억)설이 유력하다. 롯데의 4년 100억 오퍼에 비해 모든 면에서 앞서는 조건이다. 장고 끝 일본행을 택한 이대호에게 오릭스행은 결코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패해서 국내로 복귀하더라도 이대호는 을(乙)이 아닌 갑(甲)의 위치를 점한다.

오릭스 '왜 이대호'

국내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의 전 소속구단인 오릭스는 재일교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를 연고지로 한 퍼시픽리그 소속 구단이다. 2004년 긴데쓰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스가 합병한 팀이다.

작년 박찬호, 이승엽에 이어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백차승과 이대호를 겨냥, 그 두 한국 출신 선수의 면모를 바꿨다.

마치 LG 다저스가 한인사회의 티켓 파워를 고려해 박찬호를 영입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오사카 지방에 거주하는 다수의 재일동포를 야구팬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게다가 이대호에게 지불할 75억의 거금도 한국 방송사와의 중계권 협상을 통해 보전할 수 있다. 즉, 오릭스는 티켓과 중계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이대호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이유다.

이대호 역시 '오릭스의 2년'이 절대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오히려 득이 되면 더 될 가능성이 높다. 2년 동안 일본프로야구에 적응해 성공한다면 2년 뒤 빅마켓인 요미우리나 세이부, 주니치 등으로 이적할 수 있다. 이 경우 오릭스의 연봉 제시액과는 비교 안 될 잭팟을 터뜨릴 수도 있다.


'甲' 이대호의 절묘한 선택

실패해서 국내로 복귀하더라도 이대호는 을(乙)이 아닌 갑(甲)의 위치를 점한다. 일본에서 실패하고 복귀한 이범호(KIA), 이병규(LG), 이혜천(두산)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을이 아닌 갑 지위를 점했다.

이대호가 작년 연봉계약에서 롯데 프런트에 겪었던 을의 설움을 '실패하더라도' 갚을 수 있다. 이대호의 2011시즌 연봉은 6억3000만 원이었다. FA를 통해 갑의 지위를 얻음과 동시에 연봉을 무려 4배 끌어 올렸다.

25억은 롯데가 이대호라는 상품에 매긴 객관적인 시장 가격인 셈이다. 만약 이대호가 2년 뒤 롯데와 복귀 협상을 벌이더라도 롯데가 제시한 연봉 25억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오릭스와 롯데의 줄다리기를 통해 롯데가 이대호에 대한 평가금액의 저항선을 25억으로 높여놨고 이대호로선 복귀 시 지지선을 25억에 형성해 뒀다.


오릭스-이대호 '윈윈', 롯데만 루저

이대호는 작년 연봉협상 과정에서 7억 원을 요구했지만 6억3000만 원만 주겠다는 구단과 의견이 엇갈려 연봉조정신청을 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 연봉조정위원회는 이대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양준혁 SBS해설위원은 이대호의 가치는 10억 이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불과 1년 만에 이대호와 롯데의 위치는 바뀌었다. 이대호는 해외 진출이라는 숙원과 연봉 대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을의 굴욕을 당했던 이대호가 갑의 위치를 점한 채 일본에서 새로운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승엽 대신 이대호라는 거포를 영입하게 된 오릭스. 일본 진출과 25억 이상이라는 자존심을 입증한 이대호 모두 이번 영입 과정에서 승자의 여유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반면, 작년 최고타자 이대호에게 연봉조정신청이라는 수치를 안겼던 롯데만 이번 교섭에서 유일한 루저로 남게 됐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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