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올 시즌 꼴찌에 그치며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주축 선수들의 개인성적 부문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타선에서는 타격 선두를 달리며 독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는 김태균(0.385)이 건재하지만, 마운드 쪽으로 가면 사정은 암울하다. 올 시즌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4.74로 이 부문 꼴찌다. 개인기록도 에이스 류현진이 탈삼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것이 없다.
팀 내 최다승은 김혁민(6승). ‘원투펀치’ 류현진과 박찬호는 나란히 5승에 그치고 있다. 주축 선발들 모두 패가 더 많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다승 순위 20위권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현재로서는 한화가 올 시즌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현재 8개 구단 중 아직까지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팀은 한화와 SK 뿐이다.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1986년 창단 이후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이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2006년부터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한화 마운드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불리던 ‘괴물 에이스’ 류현진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류현진은 21경기에서 16회의 QS를 비롯해 평균자책점 3.20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극심한 타선과 불펜 지원 부재 속에 데뷔 이후 최저 승수에 머물러 있다.
올 시즌 한화 마운드의 부진은 외국인선수 영입 실패, 더딘 세대교체, 수비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프로야구 8개구단이 모두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힘썼지만 유독 한화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 시즌 10승 투수 8명중 무려 6명이 외국인 투수다. 구원부문 1위도 외국인 선수인 프록터(두산)다. 외국인투수 선택이 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만은 유독 외국인 투수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브라이언 배스는 조기퇴출, 바티스타도 마무리 보직에 실패하며 선발로 전향하는 우여곡절 속에 올 시즌 2승 4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4.01에 그치고 있다.
다른 팀의 주력 외국인 투수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표다. 문제는 이러한 외국인 선수영입 실패가 유독 한화에서만 벌써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류현진 외에 이렇다 할 대형 선발요원을 육성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 김혁민과 안승민은 여전히 기복이 심하고, 유창식도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국내로 복귀한 원조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분전하고 있지만, 그는 불혹의 노장으로 팀의 미래를 기대할 선수는 아니다. 여기에 리그 최약체 수준으로 꼽히는 허약한 수비는 마운드 위에 선 투수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투수 레전드´들의 고향으로 불렸다. 한국야구 투수부문 최다기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송진우를 비롯해 정민철, 구대성, 류현진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대형투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수식어들이 과거형으로 묻혀버릴 위험에 놓였다. 멀어져가는 탈꼴찌와 함께 한화 팬들의 자존심이 두 번 꺾이는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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