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직전 오승환’ 사람냄새 나는 세이브

데일리안 스포츠 = 김민섭 객원기자

입력 2012.11.01 00:06  수정

‘극적인 세이브’ 9회 1사 1-3루 위기 극복

3루 견제 후 민망 미소도..표정 변화 몇 차례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에 승리를 거둔 삼성 오승환과 진갑용이 포효하고 있다.

‘끝판왕’이 잠시 흔들린 덕에 더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2-1 신승, 먼저 3승을 챙기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삼성 마운드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1차전 승리투수였던 선발 윤성환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제몫을 했다. ‘필승조’ 안지만은 경기 종반 무사 1,2루 위기에 등판해 완벽하게 SK 타선을 틀어막고 포효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날의 백미는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라고 해서 별다를 것 없다. 평정심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시리즈라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늘 해왔던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최고 마무리’ 오승환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한국시리즈 통산 15경기에서 1승7세이브 평균자책점 0.76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던 그다. 한국시리즈 같은 큰 무대에서도 오승환은 흔들림 없이 완벽했다. 그야말로 사람 냄새 나지 않는 투구를 과시해왔다.

그런 오승환도 이날은 조금 달랐다.

9회말 최정에게 뜻밖의 3루타를 얻어맞고 어안이 벙벙했던 오승환은 올 시즌 가장 극적인 세이브를 올렸다. 1점 앞선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무사 3루에 주자가 있다는 것은 아무리 오승환이라 해도 세이브를 약속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의 변화가 없고 흔들림이 없어 ‘돌부처’라는 별명까지 붙은 천하의 오승환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심지어 민망한 상황에 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강민을 상대하다 뜬금없이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던 3루수 박석민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 깜짝 놀라 받은 박석민을 향해 멋쩍은 듯 미소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끝판왕은 금세 제 자리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자초한 위기를 ‘명품 돌직구’를 앞세워 지웠다. 150㎞를 상회하는 묵직한 공에 SK 타자들은 좀처럼 대응 방법을 찾지 못했다. 특히,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던 이호준과의 대결에서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3루 주자 최정의 발을 묶었다.

비어있는 1루를 의식한 듯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김강민과 박진만을 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강력한 구위 앞에 타이밍을 맞추지도 못했고, 결정구에 배트도 날카롭게 휘둘러보지 못하고 눌렸다.

'멘붕' 위기를 마주했던 오승환도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9회였다. 그것도 아주 매력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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