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오승환 앞에서 SK ‘새가슴’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2.11.01 10:18  수정

9회 무사 3루 기회 살리지 못하고 패퇴

오승환 기에 눌려 제대로 된 작전도 실종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8'로 늘린 오승환.

그야말로 투수전과 수비 야구의 백미였다.

삼성이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윤성환 호투에 이어 안지만-오승환 철벽 계투진을 앞세워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2승 후 2연패에 빠졌던 삼성은 전열을 가다듬으며 2년 연속 통합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2연승을 달리며 급격한 상승세를 타던 SK는 절호의 찬스를 서너 차례 놓치더니 결국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2-1. 점수는 많지 않았지만 1점의 리드를 지키려는 자와 뒤집으려는 자의 추격전이 9회까지 숨 돌릴 틈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결정적으로 삼성의 뒷심이 조금 더 강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취점=필승’ 공식이 이어졌다.

1회와 3회, 각각 1점씩 따내며 주도권을 잡은 삼성은 4회 SK 반격으로 2-1 추격을 허용했지만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기어코 승리를 따냈다. 선발 윤성환에서 안지만-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진 역투와 4회 더블스틸을 막아낸 포수 이지영 호수비 등 수차례 실점위기를 극복한 내야진의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다.

SK 입장에서는 삼성의 막강한 수비를 넘지 못한 것보다, 타자들의 수싸움과 벤치의 대응 부재가 더욱 아쉬웠다.

실책과 폭투로만 먼저 2점을 내준 것부터 불안했다. 이날 결정적인 찬스는 오히려 SK 쪽이 더 많았다. 4회-7회-9회에 여러 차례 SK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에 가슴을 쳤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9회 삼성의 ‘끝판왕’ 오승환과의 맞대결.

오승환은 9회초 등판과 함께 SK 선두 타자 최정에게 뜻하지 않은 3루타를 얻어맞았다.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홈런이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오승환은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상징과도 같은 투수. 오승환이 무너진다면 5차전뿐만 아니라 향후 시리즈의 흐름이 뒤집히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무사 3루 위기에서도 ´돌부처´의 강심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SK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SK로서는 3루 주자가 홈을 노릴 만도 했지만 무사 상황이라 최정은 섣불리 모험을 감행하지 못했다. 이때부터 쫒기는 입장이 된 것은 오히려 SK 타자들이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1사 1·3루에서 SK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끝내 실점하지 않았다. SK 입장에서는 타자들이 오승환과의 대결을 지나치게 의식해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다가 오히려 볼카운트에서 불리한 상황에 몰렸고, 벤치에서도 제대로 된 작전을 지시하지 못했다.

삼성은 3차전에서 SK 타자들에게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던 불펜진이 철벽의 구위를 입증하며 자신감을 회복한 게 성과다. 오승환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위력을 보여줬고, 3차전 4실점으로 실망을 안겼던 안지만도 이날 8회 2사까지 1.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완벽한 중간계투 역할을 했다.

특히, 8회 2사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천신만고 끝에 2세이브째를 올려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을 ‘8’로 늘렸다. 또 포스트시즌 통산 10세이브째를 기록, 구대성이 보유한 PS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이뤘다.

SK는 벼랑 끝에 몰렸다. SK는 2007년 두산과 벌인 한국시리즈에선 2패 뒤 4연승을 거뒀으나 5차전을 내주면서 다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만수 감독은 두 번의 번트작전 실패를 패인으로 꼽았다. 그나마 1차전과 마찬가지로 윤희상 호투에 힘입어 2명의 투수만으로 5차전을 마쳐 6차전부터 마운드 총력전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을 남긴 것은 위안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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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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