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진 왼쪽)은 2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계좌를 보유했다는 발언으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전날 법정 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처음부터 이상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자료 사진)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계좌를 보유했다는 발언으로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전날 법정 구속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 대해 “처음부터 이상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알기로는 조 전 청장이 사과한다는 말은 해놨는데 한 번도 우리 재단이나 유족 측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면서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자기 주장이 사실이라고 언론을 향해 떠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사실 노무현재단이나 일부 유족 등에서는 이런 사안으로 송사를 하는 게 고 노 전 대통령에게 좋은 일인지에 대한 판단의 여지가 있었다”면서 “만약 조 전 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이나 유족에게 찾아와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한다면 굳이 법정까지 갈 필요도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그러면서 조 전 청장이 해당 사건과 관련한 최후진술에서 “노 전 대통령 유족에게 사과를 했다”고 항변한데 대해 “조 전 청장이 이제 와서 그렇게 한다는 것은 참 옹색하고 가식적인 일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또 재판부가 조 전 청장의 발언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비판하는 세력 간의 분열을 초래한 책임을 물은데 대해선 “2010년 조 전 청장이 그런 일을 한 것은 노 전 대통령 사거 뒤 그에 대한 일종의 사랑과 존경이 새롭게 국민 사이에서 일어나자 이걸 겨냥해 분열시키고자 한 정치적 목적을 노린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그는 “조 전 청장의 언행 자체는 우연한 게 아니고 기획된 것으로 이는 그걸 받아들인 현 집권 청와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니냐는 점을 (재판부가) 아주 잘 지적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조 전 청장을 조선시대 대표 간신으로 불리는 임사홍·유자광에 여러 번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조 전 청장 측에서 “형량이 지나치다”는 항의가 나오는데 대해선 “어불성설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수도 경찰청장이 어떻게 부하들에게 국론을 분열시키고 전직 국가원수를 철저히 모독하는 걸 기획하는가”라며 “그 자체를 보면 이번 형량이 오히려 부족하고 엄격하게 했어야 한다. 조 전 청장의 그런 말은 공직자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 이사장은 민주통합당 내에서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선거철은 다 ‘노무현 주의’를 표방하다가 선거가 끝나 당권 경쟁에 가면 친노-반노-비노로 나눠지는 현상 자체가 민주당에 대한 외면의 큰 원인이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내가 아는 ‘노무현 정신’은 가장 어려울 때 몸을 던져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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