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내주 여야대표 회동…'대북문제' 이견 좁힐까
청와대 "6월 임시국회 민생법안 처리 요청할 계획"
박근혜 대통령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만나 민생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초 여야대표와 회동을 갖고 6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민생, 경제 현안에 대해 ‘순조로운 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윤창중 파문’으로 가려진 방미 성과에 대해 설명하며 내달 하순 중국방문 계획 등과 함께 대북 관련 문제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조만간 여야 지도부를 만나 6월 국회에서 민생법안 등이 순조롭게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말을 하는 것 보다 여야 정치권의 의견을 듣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회동에서 주요의제로 오를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문제 등 민생사안은 비교적 파열음 없이 중지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북 문제는 정부여당과 야당의 이견이 있는 만큼, ‘사전 조율 과정에서 의견이 얼마나 접근하느냐’와 함께 실제 테이블에서 ‘어떤 발언이 오갈지’가 주목된다.
'야당대표실 문지방 닳도록 찾은' 이정현, 등 돌린 야당 모셔올까
당초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이 5월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8일 열린 5.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양당 대표에게 “조만간 만나자”는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어 회동이 급물살을 탈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신임 원내대표 선출 등 당직인선을 매듭짓는데 시간이 걸린 물리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선 그동안 청와대의 3자회동 제안에 ‘일방적 통보’라는 등의 이유로 거절해 성사되지 못했다.
테이블에 오를 의제 역시 ‘어느쪽 입맛에 맞추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서 문희상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청와대 회동 제의와 관련해 ‘여우와 두루미’ 이솝 우화를 빗대 “여우가 두루미를 초청하고서 접시에 담긴 수프 먹으라는 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 청와대는 다음주 중 회동을 목표로 이정현 정무수석이 야당과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지난 3월 정부조직법 처리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할 당시에도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아가 수차례 협조를 당부했다. 당시 민주당에선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이 야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횟수보다 이정현 수석이 온 게 더 많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도 청와대와 머리를 맞대고 민생현안을 논의하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대통령 방미 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나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의혹에 관한 확실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문책,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회동에서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황 대표와의 당청 월례회동에서 “조속한 시일 내 여야가 같이 만나 의논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황 대표의 제안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 열린 국내 언론사 정치부장단과의 만찬 때도 “여야를 막론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려고 한다”며 “조만간 여야 지도부를 만나 방미 성과를 비롯한 여러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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