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윤석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재 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SNS 사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연합뉴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11명의 주전 선수는 물론 백업요원까지 일치단결해도 월드컵에서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만들기 쉽지 않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있어도 11명이 팀으로 빚어지지 못한다면 결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지도 철학을 관통하는 굵은 줄기다.
기성용과 윤석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재 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SNS 사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런던올림픽 때 선수들에게 SNS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주영-기성용-구자철-윤석영 등이 뛰었던 런던올림픽 3~4위전(한일전) 직후 라커룸 내부 상황이 SNS에 올라간 것은 올림픽 경기를 마친 뒤. 즉, 선수들과 SNS 제한에 대한 약속한 시간이 끝난 때다.
홍명보 감독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외로움을 달래려 SNS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사적 영역인 SNS를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단, 대표팀 소집 기간만큼은 대표팀 내부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도 철학’을 견지한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7월 중순 열리는 동아시안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긴 하다. 물론 과거에도 파벌은 있었지만, 드러날 정도로 감독과 선수들, 해외파와 국내파 등이 갈등이 표출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가 SNS는 아니겠지만, 도화선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성용과 윤석영의 SNS 게재 글이 미친 파급력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기성용은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최강희 감독을 겨냥한 듯한 “고맙다. 내셔널리그 같은 곳에서 뛰는데 대표팀에 뽑아줘서..”라는 심경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기성용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페이스북 계정의 글은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자이크 없는 원본으로 퍼지고 있다. 뒤에서 감독을 조롱했다는 여론이 일면서 최근 결혼식을 올린 배우 한혜진에게도 괜한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기성용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에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당시에도 최 감독을 겨냥했다는 의혹을 일으킨 바 있다.
QPR 윤석영도 최강희 감독의 혈액형론에 예민하게 반응했다가 끝내 고개를 숙였다. 윤석영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혈액형으로 성격을 평가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해서 올린 글인데, 다른 감정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 듯하다”고 해명하면서 “최강희 감독님은 A매치에 데뷔시켜주신 고마운 분”이라며 사과의 메시지를 남겼다. 논란에 불을 지폈다가 자신의 글이 문제가 되자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최 감독에게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쾌거에도 환호가 아닌 파열음으로 진동하는 작금의 축구판을, 태극마크 아래 있는 홍명보 감독이 좌시할 리 없다.
홍명보 감독은 또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도 운영방침에 맞지 않는 선수라면 과감하게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킬 때에는 먼저 설득에 나설 것이다. 선수 중에는 일일이 지적을 해야 하는 선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깨닫는 선수도 있다"며 "계속 지적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팀을 위해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명보 감독도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SNS 제한을 시사했다. 하지만 SNS라는 게 사적공간이라 일일이 따라다니고 파헤칠 수도 없다. 소집 기간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말이 나온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성용 트윗 가운데 대표팀 소집 기간이 아닌 때 쓴 것도 있다.
결국,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는 선수 스스로의 가치관과 자기관리가 관건이다. 그것이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 기치를 걸고 닻을 올리는 홍명보호 멤버로서 갖춰야 할 근본이다. 그리고 선장은 공을 차는 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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