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캠프 사고 유족 "사고 당시 교장 술 마시고 있었다"
학교와 식당 측은 음주 사실 부인, 진실 은폐 의혹도 제기돼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 중 파도에 휩쓸려 숨진 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 교장이 사고를 보고 받은 뒤에도 여전히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숨진 학생의 부모 등 복수의 유족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8일 오후 8시께 교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술에 취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故) 이병학 군(17)의 고모부는 “나는 술을 못 마셔서 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교장이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술 냄새가 확 끼쳤다”고 했으며, 고 진우석 군(17)의 이모도 “처음에는 술은 아예 없었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입에만 댔다고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교장의 음주 여부 확인을 위해 유족들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19일 교장과 교사들이 함께 회식을 했다는 식당에 찾아갔지만, 해당 식당 주인은 “오늘은 아무 손님도 없었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배석했던 한 교사의 진술에 따르면 교장, 교무 부장, 2학년 담임 교사,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등 17명은 지난 18일 오후 6시 10분께 저녁을 먹으러 유스호스텔 인근 식당으로 갔다.
오후 6시 15분께 식당에서 학부모가 준비한 술을 잔에 따르고 막 저녁을 먹으려는 순간 오후 6시 25분께 유스호스텔 관계자에게서 학생 5명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교사 2명이 출발한 뒤에도 교장은 건배 제의가 이어졌고, 3분 뒤에 다른 교사로부터 다시 전화가 와서 교장에게 보고한 뒤에 다 같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이 식당과 입을 맞춰 음주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학생 5명이 실종된 대형 사고를 알고도 학교 측이 바로 대응에 나서지 않았던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담당 교사들이 교관들에게 위임장을 쓰고 학생들의 훈련을 내맡긴 채 회식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태안 해경은 학교 측의 과실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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