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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3승, 특별했던 '공수주 토털 체인지업'


입력 2013.08.31 17:29 수정 2013.08.31 17:3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샌디에이고전 1회부터 전력투구 ‘전략 수정’

타격과 주루 플레이도 이전 보다 공격적

류현진의 적극성은 베이스러닝에서도 드러났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후반기 들어 ‘괴물’의 새로운 모습이 연이어 나타나 팬들은 류현진(26·LA다저스)의 매 경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류현진은 최근 2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연패를 당했다. 지난 20일(한국시각) 마이애미 원정에서 패한 류현진은 25일 보스턴전에서 또 패전투수가 되면서 13승 도전에 거듭 실패했다.

류현진도 연패하는 장면이 시즌 처음으로 목격된 셈이다. 첫 사구(死球)를 보게된 것도 전 경기였다. 연패 후 제기된 문제는 1이닝, 15구 이내 승부 요령이었다. 15구 이내 피안타율과 피홈런이 류현진 발목을 잡고 있음이 데이터 상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31일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달라졌다. 1회부터 전력 피칭을 구사한 류현진은 6.1이닝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3승을 달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08에서 3.02로 끌어내렸다. 평균자책점 2점대 복귀가 눈앞이다.


투수 류현진 '1회 초반 전력투'

마치 1회 승부 지적을 의식한 듯, 류현진은 1회부터 전력투구했다. 최고 구속 94마일(약 151km/h)의 강속구를 4개나 던졌다. 전에는 90마일대 초반의 포심을 1회에 구사하다가 3회 이후 몸이 풀리면 나오던 구속이 1회부터 나온 것. 덕분에 1회에 윌 베너블과 제드 저코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고 3자 범퇴시켰다.

경기 전까지 류현진 투구 전략은 긴 이닝을 책임지는 이닝이팅 전략이었다면, 샌디에이고전에서 드러난 전략은 초반 승부였다. 짧고 강하게 던지겠다는 변화가 읽힌 대목이다. 마운드에서의 이와 같은 변화는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류현진의 달라진 면은 1회 전력투구 이후 나타난 부작용이다. 바로 투구수 100개 이후 급격한 체력 저하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7회 첫 타자 헌들리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세데뇨에게 중전안타를 연속으로 허용했다. 다시 아마리스타에게 무사에서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중견수 이디어의 정확한 송구로 실점을 막았다. 마몰에게 공을 넘겨주고 내려왔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이디어의 어시스트와 마몰과 파코 로드리기세의 계투가 성공하면서 무실점으로 마무리됐다. 4-1 상황에서 교체된 류현진은 후반에 폭발한 다저스 타선 덕에 나머지 3이닝을 여유 있게 '관중 모드'로 지켜볼 수 있었다.


타자 류현진 '적극적인 컨택 포인트'

타석에서 류현진이 구사하는 스윙 형태는 인 앤 아웃 스윙이다. 스윙 궤적이 몸쪽에 붙어 나와서 타구 방향은 우익수 쪽으로 밀어치는 스윙 형태다. 이런 스윙은 150km 이상 몸쪽 강속구도 유효타로 연결시킬 확률이 높은 스윙이다.

0-1로 뒤지던 2회말 류현진이 첫 타점을 올린 스윙은 올 시즌 류현진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윙 형태와는 달랐다. 바로 인 앤 인 스윙이다. 류현진은 풀 카운트 승부에서 89마일(약 143km/h)짜리 가운데 높은 직구를 잡아당겼다. 이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겼다. 적시 2타점 2루타. 몸쪽 공을 보다 앞에서 컨택해 잡아당기는 스윙을 구사한 것.

샌디에고 선발 에릭 스털츠가 140km 초반의 기교파라 타이밍 싸움에서 류현진이 우위에 있었기에 올 시즌 처음 나온 좌익수 쪽 안타였다. 이는 곧 컨택 포인트가 마운드 쪽으로 당겨졌다는 의미. 즉, 타석에서도 보다 공격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는 걸 뜻한다.

류현진의 적극성은 베이스러닝에서도 드러났다. 2루 주자로 있던 류현진은 1번 야시엘 푸이그의 좌익수 앞 빗맞은 타구 때 전력 질주, 샌디에이고 포수 닉 헌들리의 포구 실수를 유발했다. 타이밍 상으론 아웃이었지만 류현진의 또 다른 적극성이 역전 득점으로 연결됐다.


주자 류현진 '공격적인 베이스러닝'

다소 우스운 자세에서 나온 핏 퍼스트 슬라이드(Feet First Slide)이다. 흔히 야구에서 슬라이드의 방법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머리가 먼저 들어가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드(Head First Slide)와 발이 먼저 들어가는 핏 퍼스트 슬라이드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드는 가속된 스피드를 그대로 슬라이드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성공 확률이 높지만 큰 부상의 우려가 상존한다. 반대로 핏 퍼스트 슬라이드는 가속은 줄지만 상체 부상을 방지하는 안전한 점이 장점이다. 핏 퍼스트 슬라이드의 문제점은 오버런이다. 브레이크 역할을 할 제동 장치가 발엔 없기 때문에 베이스를 지나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만들어 낸 제동장치가 바로 벤트 렉 슬라이드(Bent Leg Slide)다. 한쪽 무릎을 굽혀 'ㄱ'자 형태로 만들어 오버런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류현진의 홈 슬라이드는 그야말로 벤트 렉도 아니고 단순한 핏 퍼스트 슬라이드였다. 제동장치가 전혀 장착되지 않은 채 몸을 공중에 띄운 것. 본의 아니게 제동장치를 한 게 바로 류현진의 왼손바닥이었다. 투수인 류현진으로서는 하마터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류현진 등판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는 놀라운 장면이었다.

마운드에서 1회부터 전력투구한 류현진은 색달랐다. 타석에서도 컨택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적극성을 드러낸 것도 신선했다. 베이스러닝에서도 몸을 허공에 띄우는 넘치는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며 시즌 13승을 자축했다. 이날 류현진이 공수주에서 보여준 플레이 스타일은 참신했고 또 창조적이었다.

시즌 13승은 류현진이 구사한 시즌 첫 '공수주 토털' 체인지업이었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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