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실패’ 박주영…극적 부활 가능한가
25인 로스터 포함됐지만 출전 가능성 낮아
브라질월드컵 무대 밟기도 촉박한 상황
'아스날 탈출(?)‘에 실패한 박주영(28) 행보는 어떻게 될까.
여름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는데 실패한 박주영이 최근 아스날의 프리미어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아스날은 이미 올리비에 지루와 루카스 포돌스키라는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유망주 야야 사노고도 있고,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새 둥지를 찾지 못해 잔류한 니콜라스 벤트너 등 아스날에는 수준급 공격수들이 많이 있다.
즉, 박주영은 주전들의 줄부상 같은 돌발 변수에 대비한 최후의 보험 성격이 짙다. 실제로 박주영은 UEFA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박주영을 즉시전력감으로 평가했다면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2년 전에도 박주영에게 큰 기회를 주지 않았던 벵거 감독이 갑작스럽게 박주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러나 박주영에게도 희망은 있다. 비록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어쨌든 1군에 속해 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면 최소한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운이 따라 컵대회나 프리미어리그에 나설 기회를 얻어 인상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면, 건재를 알리며 새로운 팀을 찾는데도 도움이 된다.
박주영의 목표는 내년 1월 겨울이적시장에 있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컨디션을 유지하며 새로운 이적팀을 구하는 게 관건이다. 당장 아스날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FA로 풀린다 해도 유럽 각 구단의 전력보강이 완료된 시점이라 파고들어갈 빈자리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1월 겨울 이적시장이 되면 각 팀들은 부상 등으로 인한 전력누수로 공백이 생긴다. 2014년 6월이면 아스날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박주영으로서는 여름이적시장 때보다 자유롭게 이적을 모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축구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9개월도 되지 않는다. 지금부터 꾸준히 경기감각을 끌어올려도 공백기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박주영은 향후 진로조차 불투명하다.
대표팀은 올해만 총 6번의 평가전이 예정돼있다. 이미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와의 2연전은 명단이 확정됐고, 10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도 박주영이 부름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종엔트리는 보통 월드컵 한 달 전 거의 확정되지만 사실상 내년 초 해외 전지훈련을 거쳐 3월 정도면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난다.
박주영이 내년 1월쯤 새로운 이적팀을 구하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고 해도 시간이 촉박하다. 결국, 박주영을 애제자로 여기는 홍명보 감독의 의중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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