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힐끗' 벵거 감독…아스날 복귀전 언제?
웨스트브롬위치와 컵대회서 교체 명단, 출전은 불발
아스날 빡빡한 일정, 의외로 출전 기회 빨리 잡을 수도
셀타 비고 임대 후 1년 만에 아스날에 복귀한 박주영(27)이 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주영은 지난 26일(한국시각) 영국 웨스트 브로미치 더 호손스에서 열린 '2013-14 캐피털원컵' 32강 웨스트 브롬위치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이 무산됐다. 이날 아스날은 1-1 무승부를 이룬 뒤 승부차기 끝에 4-3 신승, 첼시와의 16강 빅매치가 성사됐다.
박주영이 아스날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2011-12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노리치시티전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당시 박주영은 출전이 불발됐다. 또한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경기는 2012년 3월 AC 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교체 출전(후반 38분)이다.
박주영은 그동안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아르센 벵거 감독의 머릿속에서 지워졌고, 이로 인해 지난 시즌 스페인으로 임대되는 설움을 겪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이적이 유력했지만 끝내 팀에 잔류했고, 1군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려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물론 냉정하게 돌아봤을 때 아스날 내에서 박주영 자리는 여전히 없어 보인다. 올 시즌 아스날 최전방 자원은 올리비에 지루와 루카스 포돌스키가 붙박이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니클라스 벤트너, 야야 사노고 등 백업 멤버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급기야 벵거 감독은 컵대회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박주영이 아닌 17세 신예 추바 아크폼을 선택했다.
하지만 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교체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린 박주영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비록 비중이 낮은 컵대회 32강전이었지만 박주영은 출전엔트리에 포함 경기에 뛸 수 있는 몸 상태라는 점을 입증했다.
관건은 출전 시기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캐피탈 원 컵 등 4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아스날은 8년 무관의 사슬을 끊기 위해 매 경기 소홀히 할 수 없다. 즉, 더블 스쿼드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 한다.
일단 박주영은 챔피언스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돼 출전이 불가능하다. 내년 초 겨울이적시장이 열리면 다시 이적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아 1월부터 참가할 FA컵도 사실상 배제해야 하다. 출전을 타진할 수 있는 대회는 리그와 캐피털 원 컵이다.
현실적으로 비중이 큰 리그에는 출전 기회를 잡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캐피털 원 컵 16강에서는 하필 런던 라이벌 첼시를 만나는 불운이 겹쳤다. 그렇다고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아스날이 곧 지옥일정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10월 A매치 데이를 보내고 나면 10월말 3~4일에 한 번 경기를 치러야하는 빡빡한 일정에 놓인다.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첼시와의 컵 대회 16강도 10월말에 열린다. 출전이 불가능한 도르트문트와의 챔스를 제외하면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노리치 시티, 크리스탈 팰리스와 맞대결하기 때문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11월말과 박싱데이의 12월말도 박주영의 출전을 타진해볼 수 있다. 11월말에는 사우샘프턴, 카디프시티, 헐시티 등과 만나며 맨체스터 시티, 첼시와 맞대결을 치를 12월에는 웨스트햄 또는 뉴캐슬전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
현재 박주영은 교체 출전이라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위해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것은 물론, 특유의 ‘원샷 원킬’ 능력을 선보인다면 벵거 감독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브롬위치전은 불발이었지만 모처럼 박주영의 이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출전 가능성에 시동이 걸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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