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에이스마저 압도…벼랑 끝 매팅리도 포효
세인트루이스와 NLCS 3차전 7이닝 무실점
NL 다승왕 웨인라이트와 선발 맞대결 승리
챔피언십시리즈(NLCS) 향방을 바꿔놓을 수 있는 귀중한 승리였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7전 4선승제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하는 선발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와 NLCS 3차전 홈경기에서 7이닝동안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 호투, 3-0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은 물론 한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승이자 NLCS 선발승을 거둔 순간이었다.
부시 스타디움서 벌어졌던 1·2차전에서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 '원투펀치'를 내고도 세인트루이스에 승리를 내줬던 LA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이 마지막 보루였다. 류현진마저 무너진다면 월드시리즈 진출은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류현진의 선발승도 장담할 수 없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가 애덤 웨인라이트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19승 9패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을 차지했고 2.94의 평균자책점(방어율)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더구나 웨인라이트는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차례도 패전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2006, 2009, 2012, 2013) 포스트시즌을 경험,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출전 6경기 선발에 6승 4세이브, 2.0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가을의 사나이'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웨인라이트를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투구만 했다. 실점이 잦은 1회초에 '가을 사나이' 카를로스 벨트란을 상대로 볼넷을 한차례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초반 4이닝동안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행운도 따랐다. 애드리안 곤잘레스와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로 팀이 2-0 앞선 상황에서 맞은 5회초에 데이빗 프리즈와 맷 아담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고도 무실점으로 버텼다. 존 제이의 좌익수 플라이때 부상한 프리즈 대신 대주자로 나간 다니엘 데스칼소가 본헤드 플레이로 아웃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어났다.
류현진의 마지막 이닝이 된 7회초는 하이라이트였다. 1사 후 야디어 몰리나에게 안타를 맞은 뒤 2사까지 잡은 상황에서 투구수가 한계까지 갔으나 류현진은 마지막 타자를 처리하겠다며 마운드에 올라온 돈 매팅리 감독을 안심시켰다. 결국, 아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더스틴 호프만 등 유명 헐리웃 배우들을 비롯한 다저스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매팅리 감독까지 주먹을 불끈쥐며 포효했다.
물론 웨인라이트도 잘 던졌다. 4회말 장타 3개로 내준 2점을 제외하고는 다저스의 방망이도 헛돌았다. 5회말 무사 3루 위기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하지만 자신마저 무너질 수 없다는 정신력으로 무장한 류현진의 투혼에 웨인라이트도 단 2실점만으로 포스트시즌 첫 패전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8회초 브라이언 윌슨의 홀드와 9회초 켄리 젠슨의 세이브 마무리와 함께 8회말 핸리 라미레스의 적시타로 쐐기를 박으며 3차전에서 1승을 만회한 LA 다저스는 일단 니키 놀라스코를 16일 벌어지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그러나 1차전 선발이었던 그레인키가 전격적으로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맞서는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12일 1차전에서 2이닝을 던지며 구원승을 따낸 랜스 린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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