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까' KBL에도 메시가 있다
창원LG 메시, 18일 부산KT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
지명 당시 축구스타 메시와 발음 같다는 수준의 관심
프로농구가 창원LG가 2라운드 지명 외국인선수 크리스 메시에게 가능성을 발견하고 활짝 웃었다.
LG는 지난 18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서 열린 ‘2013-14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부산KT전을 109-85 대승으로 장식했다. 승리의 주역은 바로 메시였다. 28분가량만 뛰고도 29득점 17리바운드 원맨쇼를 펼치며 골밑을 지배했다.
이전 3경기에서 데이본 제퍼슨 백업에 그치며 평균 6.3득점. 4리바운드에 그친 것과 천양지차. 다부진 몸집을 바탕으로 한 메시의 저돌적인 골밑플레이 앞에서 KT 빅맨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메시를 막으려 도움수비를 들어가려고 하면, LG 외곽부대가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 KT 전창진 감독은 몇 차례나 작전타임 때마다 수비 로테이션을 강조하며 언성을 높였지만, 내외곽이 조화를 이룬 LG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메시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지명 때만해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LG에 대한 관심은 전체 2순위로 지명된 러시아리그 득점왕 경력의 제퍼슨에게 쏠렸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와 발음이 같다는 소소한 화제에 그쳤다.
하지만 KT전에서 메시는 LG 전력의 중요한 한 축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강력한 트리플포스트를 앞세운 동부전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지만, 정통센터가 부족한 KT전에서는 메시의 가치가 빛을 발했다. 김진 감독은 제퍼슨을 1쿼터 이후 벤치로 돌리고 내내 메시를 활용한 골밑플레이와 투맨 게임에 집중했다.
개인능력이 좋지만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가 다소 떨어지는 제퍼슨에 비해 메시는 김시래, 문태종과 원활을 호흡을 보였고, 간결하면서도 효율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 골밑과 외곽의 조화 면에서 제퍼슨을 주전으로 내세운 지난 3경기에 비해 LG는 훨씬 원활한 패스워크를 통해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문태종, 김시래, 김영환, 기승호 등 탄탄한 포워드-가드 라인을 보유한 LG는 골밑이 최대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김종규의 빠른 팀 합류만이 유일한 해법인 듯했다. 그러나 메시를 활용한 전술적 패턴의 가능성을 엿보며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기동력과 높이를 겸비한 김종규가 합류할 경우, 제퍼슨과 메시를 번갈아 파트너로 기용하는 다양한 옵션 행사도 가능, LG로서는 또 하나의 실마리를 찾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