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오바마, 메르켈 도청 3년 전에 알았다"

NSA 국장, 오바마에게 보고···미 정부는 부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가안보국이 메르켈 총리를 도청하는 사실을 3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C뉴스 화면 캡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0년부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도청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NSA의 외국정상에 대한 도청논란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독일의 일요판 신문인 빌트 암 존탁(Bild am Sonntag) 따르면 “NSA의 키이스 알렉산더 국장이 2010년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내용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NSA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3일 오바마 대통령의 해명과는 다르게 도청 사실을 알고도 중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요구로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관용전화기(official device)까지 감시 범위를 확대해가며 도청했다고도 전했다.

또한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도 자체 입수한 NSA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NSA가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감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독일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알렉산더 NSA 국장은 대변인을 통해 “2010년 오바마 대통령에게 메르켈 총리를 포함해 해외정보 활동에 대해 보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현재 메르켈 총리와 관련하여 도청하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부 정치권에서는 정보수집이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국제적 반발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