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1월 4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롤러스케이트장을 방문해 시찰하는 동안 뒷짐을 지고 있는 장성택.ⓒ연합뉴스
북한에서 12일 처형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 장성택이 애초 숙청된 이후부터 측근들의 망명설이 꼬리를 물고 나오는 상황이다. 이 중에는 노동당 행정부 소속 인민군 상장이 중국으로 도망쳐나와 망명을 신청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아니라 제3국에 나와 있던 장성택의 최측근 중 고위간부 한명이 북한당국의 소환을 거부한 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중국이 아닌 제3국에 머물고 있는 장성택 측근 한명이 북한 당국의 소환통보에도 돌아가지 않고 잠적한 것으로 안다”며 “중앙당 부부장급으로 만약 그가 망명에 성공한다면 과거 황장엽 망명에 버금가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이 인물은 장성택의 측근으로 외국에 나와 마약, 무기거래 등 외화벌이를 담당해왔다”며 “장성택의 최측근인 만큼 북한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인 만큼 상당한 기간 잠적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인물이 벌써 망명 절차를 밟았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이 안되고 있지만 앞으로 이와 같이 해외에 나와 있던 인물이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망명하는 사건이 또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국내 일부 언론들이 장성택의 측근이자 노동당 행정부 소속 인민군 상장(우리의 중장에 해당) 계급장을 받은 인사가 지난 10월경 이미 중국에 도피, 망명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앞서 국내 한 언론은 장성택의 측근으로 노동당 행정부 소속 인민군 상장(우리의 중장에 해당) 계급장을 받은 인사가 지난 10월경 이미 중국으로 도피해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전한 바 있다.
그는 “물론 일련의 사태들을 따져볼 때 장성택의 측근들이 망명을 시도했을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그것을 실행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특히 북한에 거주하던 간부가 도피, 망명신청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시 외곽을 비롯해 지방도시마다 ‘10호 초소’라고 불리는 보위부 초소가 있으며 초소를 지나가려면 교통보안원들의 차량 검문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이때 차번호는 물론 타고 있는 사람의 신원조회가 즉시 이뤄질 뿐만 아니라 차 안의 녹음기부터 짐까지 샅샅이 검사할 정도로 검문이 삼엄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소식통은 앞서 장성택 처형 이전부터 “장성택이 숙청된 상황에서 북한 내부에서는 이 같은 검문이 더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이 가운데 인민군 상장에 준하는 고위 간부가 신분을 속여 망명을 시도,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정부와 정보당국도 장성택 측근의 망명 여부에 대해 "확인이 안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워낙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정부가 사실 공개를 일부러 늦추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장성택 측근 망명설은 계속해서 양산되는 실정이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11일자 보도에서 대북 소식통을 인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외 자금을 관리하던 이수용 노동당 부부장이 장성택의 숙청에 연루돼 처형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은 또 이 부부장 외에도 장성택의 숙청과 관련해 5명의 고위급 인사가 이미 처형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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