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자체최고시청률 경신
세 작품 표절 시비 속 인기 독주
단 2회만에 시청률을 장악하며 올 하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주목받은 '별에서 온 그대'가 연달아 표절의혹에 휘말려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박지은 극본, 장태유 연출) 3회는 19.4%(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2회 방송이 기록한 18.3%보다 1.1%포인트 또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운 성적이다.
더욱이 지난 2회 방송 후 잇단 표절시비에 휘말리며 잘 나가던 드라마의 인기에 흠집이 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결과여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설희'의 만화가 강경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광해군 일지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 사건에서 파생된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은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 구성안이다"며 "400년 전 UFO 사건은 나 말고도 보지는 않았지만 '기찰비록'(여기선 조선시대만 다룬 듯) 이란 데서도 다루었고 실제 사건이니 다른식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 자신의 연재작 '설희'와의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드라마 분위기(드라마는 로코물 내 것은 좀 시리어스물)와 남녀 역할만 다르고 밝혀지는 순서를 바꿨을 뿐 이야기의 기둥이 너무 비슷하다는 것은 맞다. 앞으로의 전개가 다를 수 있다느니 디테일한 부분이 다르다느니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된 작가라면 스토리의 기둥이란 게 뭔지 알고 있을 거다"고 거듭 주장했다.
강경옥 작가는 "지금 이 상황에 과해군 일지 사건으로 400년간 살아온 설희의 이야기를 또 드라마로 만든다면 내가 표절한 게 되는 거냐. 도대체 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법적으로 다뤄야할 문제인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에서야 알게 돼 일단 여기저기 자문도 받고 의견을 먼저 들어보려 한다. 입다물고 있는 것은 매체를 3번 옮겨가며 성실히 해온 내 작품과 '설희'의 독자분들에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SBS와 제작사 측은 "표절의혹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면서 "만화 '설희'는 본 적도 없다. 당황스럽다"라고 전면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22일 '별그대'의 박지은 작가는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설희'라는 만화를 접한 적이 없습니다"며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2002년에서 2003년 사이에 "SBS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만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하며 '광해군일기'의 UFO 내용을 접했다"며 "역사적인 팩트인 그 기묘한 사건에 매료돼 지난 10년간 드라마화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별에서 온 그대'"라고 주장했다.
박지은 작가는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표절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강경옥 작가는 같은 날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 정리"라는 제목하에 박지은 작가의 공식입장에 재반박글을 게재했다.
강 작가는 "그런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서 누구든 만들 수 있다. 클리셰다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설희는 2003년도에 이미 서울문화사의 새 출간 잡지용으로 70P 그려둔 작품이다. 창간이 취소돼 2007년에야 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은 작가는 2002년도에 생각만 한 것이고 저는 작업을 들어간 상태다. 현재로선 광해군 기록에 상상력을 첨부해 400년 넘게 산 존재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 건 제가 처음이다. 누구든 상상할 수 있다면 먼저 생각해서 처음에 세상에 보인 사람이 상상만하고 안한 사람과는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스펀지'라는 방송에서 '광해군 일기' 내용이 나와 누가 먼저 쓰면 어쩌지 걱정했다. 박지은 작가는 현실 얘기를 하다가 다른 장르로 넘어 왔는데 더 겹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며 "박지은 작가는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안 하나 보다. '난 안 봤다'라는 게 박지은 작가의 입장이라는 것은 알지만 '때릴 의도 없었다', '모르고 그랬다' 해도 피해는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강 작가는 "요새는 대부분의 소재들이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 인용, 불로, 외계인, 피(타액)으로 인한 변화, 환생, 같은 얼굴의 전생의 인연, 전생의 인연의 직업이 톱스타 등 이 클리셰들이 우연히 한 군데 몰려있기 쉽지 않다. 연말이고 마감도 해야 해서 1월 달에 변호사분들을 만나서 자문과 의견을 듣고 행동을 결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에 대한 환기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해 표절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설희' 외에 온라인 상에서는 소설 '유성의 연인'과 영화 '맨 프롬 어스'와도 비슷하다는 의견이 이어져 또 다른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임이슬 작가가 쓴 소설 '유성의 연인'은 조선왕조실록 광해 1년 20권에 기록된 1609년 당시 강원도에서 발견된 미확인 비행물체를 모티브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맨 프롬 어스' 역시 1만4,000년동안 살아온 남자 존 올드맨의 이야기로 '별그대' 속 도민준(김수현) 캐릭터와의 유사성을 주장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1609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비행 물체 출몰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가의 엉뚱하고 황당한 상상이 더해진 팩션 로맨스 드라마로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남 도민준과 왕싸가지 한류여신 톱스타 천송이(전지현)의 달콤 발랄 이야기를 그린다.
때문에 이들 세 작품에서의 기본 설정 등이 '별에서 온 그대' 기본 설정과 맞물리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연일 표절 공방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도민준과 천송이의 본격 멜로를 예고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탄 분위기다. 표절 시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별그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이유다.
진실공방전까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별그대'의 인기 행보는 계속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동시간대 방송된 MBC '미스코리아'는 7.7%로 자체최고를 경신했다. KBS2 '예쁜남자'는 4.8%로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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