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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몸값 현실화? 근본적 해법은 투자·육성


입력 2013.12.28 09:37 수정 2013.12.28 09:43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몸값 현실화 부작용 우려도 만만치 않아

보유 제한 풀고 선수 육성 독려해야

루크 스캇의 연봉은 구단 발표액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SK 와이번스 제공

최근 프로야구계는 외국인 선수 몸값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며 사실상 뒷돈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KBO는 최근 외국인 선수 연봉상한선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행 야구 규약상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은 첫 시즌 보수가 30만 달러(약 3억2000만원)를 초과할 수 없고, 재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인상률이 25%로 제한된다. 물론 현실은 이 규약을 지키며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구단이 없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국에 영입되는 외국인 선수들의 시장가는 어느 정도일까. 선수별로 조금씩 격차는 잇지만 대부분의 구단들이 1인당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원) 내외라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화에서 활약한 이브랜드는 한화 시절 약 80만 달러의 몸값을 받았다는 것이 외신을 통해 폭로되기도 했다.

최근 한국진출이 확정된 SK의 루크 스캇이나 두산 호르헤 칸투는 메이저리그에서만 통산 100홈런 이상을 기록한 강타자들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템파베이에서 활약한 스캇의 연봉은 275만 달러였다. 최근 하락세라고는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한국에 진출한 타자로서는 최상급의 경력을 자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낮게 잡아도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을 받았으리라고 추정된다. 사실상 허울뿐인 연봉상한선이 지켜지기 어려운 이유다.

구단들은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을 현실화해야한다는 전제에는 공감하지만, 또 다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아무런 제도적 대책 없이 연봉 상한선만 철폐될 경우,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인플레는 불을 보듯 뻔하다.

30만 달러 제한이 실질적으로 지켜지지 않더라도 외국인 선수들과의 협상과정에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서 기능을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들의 실제 몸값이 공개될 경우, 상대적으로 박탈감에 시달리는 국내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까지 폭등할 수도 있다. 탄탄한 모기업을 갖춘 부자구단이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들다. 이는 결국 프로야구의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킬 수도 있기에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국도 마이너리그처럼 유망주들을 이른 나이에 영입해 토종선수들처럼 '육성'이 가능한 방향으로 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다음 시즌부터 프로야구 구단들은 3명(NC는 4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최대 2명이다. 하지만 1군에는 제한을 두더라도 2군에는 숫자에 제약 없이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필요도 있다.

굳이 메이저리그 경력에 연연해 한물간 노장 선수나 검증 안 된 마이너리거를 비싼 돈을 주고 영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망주를 확보하고 자체적인 경쟁을 통해 육성할 수 있다. 대어급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바꿀 때마다 시간과 자금의 낭비를 감수해야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외국인 선수를 한국에서 키우고 FA자격까지 부여해 미국이나 일본 등의 시장으로 되팔아서 수익을 내는 발상의 전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 선수를 검증할 수 있는 과정도 다양해지고 몸값 거품도 현실화시킬 수 있다. 외국인 선수제도도 '머니볼'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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