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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 된 '연예인 성매매' 유흥업계는 왜?


입력 2014.01.08 09:58 수정 2014.01.24 10:14        민교동 객원기자

성매매 검찰 수사 착수에 유흥업계 긴장

실체없는 불똥설 속 각종 루머만 양산

검찰 연예인 성매매 수사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유흥업계다.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진 뒤 유흥업계에선 자칫 엉뚱한 불똥이 유흥업계로 튈 수도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 데일리안DB

2013년 세밑 연예계는 검찰의 여자 연예인 성매매 수사로 크게 요동쳤지만 결국 검찰 수사가 요란한 빈 수레였음이 드러나면서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비록 유명 여자 연예인 한 명이 이번 검찰 수사에서 성매매 혐의가 드러났지만 약식 기소 처분을 받는 데 그치면서 끝내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다. 그나마 검찰 수사를 통해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인 성매매의 실체가 조금이나마 드러났다는 데 나름의 성과는 있지만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는 수사 결과였다. 게다가 성매매 혐의 여자 연예인은 9명인데 성매수 혐의 남성은 단 두 명뿐이다. 결과적으로 급하고 부실하게 마무리 된 흔적이 역력한 수사였다.

이번 검찰 연예인 성매매 수사가 남긴 것은 엉뚱하게도 엄청난 루머였다. 애초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진 직후 엉뚱한 ‘연예인 성매매 수사 대상 여자 연예인 리스트’가 나돌았는가 하면 검찰이 기자 브리핑을 자청해 관련 루머를 정식으로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루머 시장에선 약식 기소된 여자 연예인 리스트가 금세 확산됐다.

검찰 연예인 성매매 수사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유흥업계다.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진 뒤 유흥업계에선 자칫 엉뚱한 불똥이 유흥업계로 튈 수도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여자 연예인을 대상으로 성매매 수사를 벌이다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못할 경우 텐프로 등 고급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접대 여성에 대한 수사로 검찰 수사 방향이 급선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검찰 수사는 그런 방면까지 확대될 여지조차 없이 급박하게 마무리됐다. 검찰 수사로 인해 루머가 양산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검찰은 최대한 빨리 수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유흥업계가 괜한 불똥을 걱정한 까닭은 그만큼 연예인 성매매가 제대로 된 수사를 벌이기 모호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 유흥업소 마담은 “우리처럼 업소에서 일하는 애들도 2차 나가는 것을 제대로 단속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현행범을 붙잡았다고 할지라도 술을 마시다 서로 눈이 맞았을 뿐이라고 금전이 오가지 않았다고 버티면 그만이다”라며 “연예인은 더욱 그렇지 않겠나? 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을 지라도 서로 좋아서 사귄 관계였고 선물이라고 주장하면 검찰이 그런 사적인 영역까지 정확하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 발표가 이뤄진 뒤 유흥업계에선 각종 소문이 떠돌았다. 물론 검찰의 여자 연예인 성매매 수사로 인해 루머가 확산된 것은 유흥업계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였다. 그렇지만 유흥업계에선 보다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출처가 첨가된 루머들이 많다. 아무래도 연예계와 유흥업계는 멀어 보이지만 접점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예까지 들어서 유흥업계에서 이런 루머가 많이 떠도는 이유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어떤 돈 많은 사업가가 여자 연예인과 성매매를 했다고 할 때 그 사업가는 고급 유흥업소 접대여성와도 성매매를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접점은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런 돈 많은 사업가와 성관계를 갖는 내밀한 관계였던 접대여성이 그에게 여자 연예인과 성매매 했던 경험을 직접 들었다는 식으로 소문이 나도는 거죠. 저만 해도 우리 가게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한데 과거 돈 많은 벤처사업가가 단골이었는데 2차를 나갈 때마다 ‘여자 톱스타 아무개보다 네가 훨씬 낫다’는 얘길 듣곤 했다는 얘길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예 연예인 몸값 흥정이 이뤄지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식의 루머도 나돌고 있다.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가 돈 많은 성매수자들과 룸살롱 등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누구누구를 얼마에 연결해줄 수 있다는 얘길 접대여성들이 직접 들었다는 내용이다.

이런 소문은 여자 연예인의 실명이 등장하는 데다 그들의 성매매 시장에서의 몸값까지 거론돼 더욱 눈길을 끈다. 심지어 여자 톱스타 A를 두고 흥정이 오가는 데 브로커가 터무니없이 놓은 값을 부르는 상황에서 평소 A를 싫어하던 접대여성이 끼어들어 몸값을 대폭 낮춰서 거래가 이뤄지게 했다는 접대 여성의 목격담을 넘어선 경험담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또 다른 루머의 종류는 유흥업소 단골인 연예기획사 관계자나 남자 연예인에게 연예인 성매매 관련 루머에 대해 물어봐서 직접 그와 관련된 대답을 들었다는 식이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잘 나가는 연예기획사 대표가 단골손님이라 술 접대를 하는 도중에 여자 연예인 성매매 루머의 실체에 대해 물어보니 이런 저런 얘길 해줬다는 소문이 많이 나돌고 있다”면서 “누구누구는 너무 돈 맛에 빠져 스폰서해줄 남성을 찾아다니느라 제대로 된 작품 활동을 못한다느니, 기존 회사와 전속계약이 끝난 여자 톱스타를 영입하려 했는데 스폰서 문제 등 사생활이 복잡해 영입을 포기했다는 식의 루머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유흥업계에서 나도는 연예인 성매매 관련 루머는 유흥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떠돌기 시작해 어느 순간부터는 술자리에서 손님들에게까지 퍼져나간다. 대부분 접대여성 등 유흥업계 종사자들이 직접 듣고 경험한 이야기라는 포장이 더해져 마치 사실인양 퍼져나가고 있다는 부분이 더욱 심각한 대목이다.

그렇지만 유흥업계 종사자들은 이런 종류의 루머가 유흥업계에서 많이 떠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의 신빙성은 온라인에 떠도는 루머만큼이나 사실무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증언한다.

이런 루머가 확산되는 공간은 대부분 유흥업소 대기실이나 미용실 등이다. 이런 공간에서 접대 여성들끼리 주고받는 얘기는 원래 장르를 불문하고 다소 많이 부풀려진 경향이 짙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나가요촌(접대여성 거주 밀집지역)의 미용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며 어제 밤 남자 톱스타가 손님으로 와 2차를 나갔었다는 접대 여성이 꼭 한 두 명은 있을 것”이라며 “그냥 재미 삼아 그런 허풍을 떨고 그런 얘기에 웃고 호들갑 떠는 것이 그런 곳에서의 대화 콘셉트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접대여성과 남성 손님의 대화는 더욱 그렇다. 술자리에서 오가는 얘기이니 그 신뢰도는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냥 술맛을 더하기 위한 과장된 이야기로 그런 루머가 오갈 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유흥업계와 연예계가 묘한 접점을 갖고 있는 터라 유흥업계 관계자들이 연예인 성매매와 같은 내밀한 연예계 이면의 이야기를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유흥업계에 나도는 관련 루머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관련 루머보다 더 허황되고 사실무근인 경우가 많아 보인다.

그 이유에 대해 유흥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공통된 답변을 들려줬다. 들추면 안 되는 영역 역시 유흥업계와 연예계가 묘하게 겹쳐 있기 때문이라는 것. 뭔가 실체가 있는 부분까지 루머로 나돌아 연예인 성매매의 실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날수록 유흥업계의 불법적인 부분 역시 같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게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흥업계가 검찰의 연예인 성매매 수사 소식에 긴장했던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민교동 기자 (minkyodo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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