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회 오라구요? 지방선거 나오세요?
6.2 지자체 선거 앞두고 정치인들 출판기념회 봇물
설 명절 앞두고 밥상민심 잡기에다 정치자금 덤으로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에서는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친박(친박근혜)인사이자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서병수 의원이 자서전 ‘일하는 사람이 미래를 만든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부산 해운대구청장과 4선 의원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자서전을 출간한 서 의원은 이번 도서에서 전·현직 대통령들과의 인연, 부산시장직 도전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나눈 대화와 그에 얽힌 비화 등을 담아냈다.
박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인 서 의원은 박 대통령과 대학을 같이 다녔던 시절을 회고하는가하면 “나의 장인과 영부인 권양숙 여사는 같은 마을에서 자란 친척으로 권 여사가 장인을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남고 동기동창생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학교 다닐 때 함께 축구를 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1988년 당시 버스회사 사장으로 노조와 협상문제가 있을 때 변호사였던 문 의원을 찾아가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되살리기도 했다.
‘지방선거의 꽃’인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의사를 내비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오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데요!’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그는 책을 통해 현장에서 느낀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비롯해 가계부채, 갑의 횡포, 탈세 등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밑그림을 제시한다.
서울시장 출마에 앞서 지난 10년간의 의정생활을 되짚어보자는 차원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게 됐다는 것이 이 최고위원 측근의 설명이다. 이 최고위원은 다음 달 중순경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장에 출마의사를 밝힌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지난해 11월 도서 ‘아! 인천’에 대한 출판기념회를 열고 자신이 갖고 있는 인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과 동시에 송영길 현 인천시장의 시정과 관련, 재임 중에 13조원의 부채가 증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자금 위해 악용된 면 있어 비난받긴 했지만..."
그는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과 관련,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서 쓰게 됐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천을 동북이 중심도시를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정계 재기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민주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지난해 12월말 조선대학교에서 ‘물러서지 않는 진심’이라는 이름으로 북 콘서트를 열고 자신의 정치인생을 되돌아봤다.
추 의원은 북 콘서트에 앞서 광주지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안철수 신당이 거론되는 것은 민주당 10년간 분열의 업보”라며 민주당의 진정한 변화를 촉구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정치철학에 대해 강하게 피력했다.
오는 21일 ‘준비된 도지사’를 내세우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12월 중순경 출판기념회를 가졌고, 야권의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영춘 민주당 부산진갑지역위원회 위원장도 14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사실상 서울에서 재선을 지냈던 김 위원장은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더는 부산을 고인 물처럼 썩게 할 수 없다고 봤다. 부산을 일으키기 위해 불을 지르기 위해 돌아왔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같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자신의 세(勢)를 입소문 나게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1월과 2월은 설 명절이 끼어있어 예비 후보자들에게는 ‘밥상 민심’을 잡는데 제격인 달이기도 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을 위해 악용된 면이 있어 비난받아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출판기념회만큼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드러내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이 드물어 출마자 입장에서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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