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귀화이유 파벌 싸움…한국 스포츠 슬픈 자화상

한체대 vs 비한체대 파벌 다툼에 소속팀 해체

“운동 마음껏 하고 싶다” 러시아 귀화 선택

안현수 귀화 이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합뉴스

러시아로 귀환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빅토르 안)가 최근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회복한 가운데, 귀화 이유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현수는 20일(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 2014 유럽쇼트트랙선수권대회 100m(1분24초940)와 3000m(4분47초462), 5000m 계주(6분45초803)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이로써 전날 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이 대회 4관왕에 오르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예감케 했다.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안현수의 모습에 국내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하지만 그가 태극마크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있다는 점이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안현수를 향한 국내 팬들의 응원 열기가 여전한 건 안타까운 귀화 이유 때문이다.

안현수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에 오르며 김기훈, 김동성을 잇는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다.

그러나 그는 부상 악재로 슬럼프를 겪은 데다, 한체대와 비한체대 간의 파벌 다툼에 휘말리면서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급기야 소속팀이 해체되면서 선수생활 마저 불투명해졌다.

결국 안현수는 불필요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운동을 마음껏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러시아 귀화를 선택해야 했다. 국내 팬들은 안현수가 국내에 남아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운동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적이 달라졌음에도 그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유다.

특히 안현수는 한국 국적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안현수는 귀화 당시 “이중국적이 허용되는 줄 알고 러시아 귀화를 결정했다. 한국 국적이 소멸되는 줄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안현수가 소치에서 한국선수들과 경쟁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