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진 여야 원내대표 후보들 면면을 보니...
새누리당 이주영 vs 남경필, 민주당 아직은 박영선
여야 원내대표의 임기가 4개월가량 남으면서 차기 원내대표를 위한 물밑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여야 차기 원내대표가 어떤 짝을 맞이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원내대표 경선을 시작으로 6월 지방선거, 7월 재보궐선거에 이어 8월에 전당대회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굵직한 일정들이 줄줄이 이어지게 된다. 더구나 각각의 일정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그 출발점인 원내대표 경선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4월 임시국회를 끝으로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의 임기가 비슷한 시기에 끝나게 된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지방선거로 인해 8월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까지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 7월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당내에서는 이주영-남경필 의원의 대진표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홍문종 사무총장과 충청권을 등에 업은 이완구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최경환 원내대표를 상대로 패하긴 했지만 8표 차이라는 접전을 보였다. 생각보다 친박계 의원들의 결집력이 약하다는 것과 동시에 당내에서도 친박에 대한 반발심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각종 당내 모임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일찌감치 차기 원내대표를 향한 물밑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 의원은 지난 2012년 ‘이한구-진영’ 조합에게 패배한 이후 1년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당 지도부로부터 경기도지사 출마 제안을 받고 있지만 “출마에 대해 1%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남 의원 측 관계자)”는 입장에 따라 원내대표 출마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소장파인 남 의원은 최근 친박과 미묘한 마찰을 벌이고 있는 비주류 의원들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조용한 행보 중인 유승민 의원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변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완구 의원은 지난해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복귀할 당시부터 꾸준히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돼 왔다. 당내 충청권 의원들로부터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충청권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자연스레 이 의원에게 힘이 쏠리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 의원이 지난 2009년 112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충남도지사직을 던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뜻을 같이 했다는 점이 박심(朴心)을 자극할 수도 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지방 선거 중진 차출설을 흘리면서 언론의 도마에 올랐으며, 기초의원ㆍ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정치개혁특위까지 만들어 논의 중인 가운데 느닷없이 ‘기초의회 폐지’ 논란을 일으켜 당내 분란만 가중시켰다.
당내의 한 인사는 최근 ‘데일리안’과 만난 자리에서 “홍 사무총장이 유일하게 원하는 것은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남경필 등을 다 밀어내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두번도 아니고 언제까지 놀아날 것 같은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영선 “민주당, 여성 원내대표 시대 맞이해 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새누리당의 후보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가장 먼저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23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설과 관련, “민주당이 여성 원내대표 시대를 맞이해 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대통령도 여성이니까 야당에서도 여성이 보다 더 전면에 포진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다움이 세상을 이끌어간다’는 괴테의 파우스트 구절을 인용하며 “여성다움은 포용력 있는 리더십이다. 이제 대한민국에도 그런 시대적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우윤근, 최재성, 이종걸, 조정식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여야가 비슷한 시기에 원내대표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어떤 조합이 이뤄질지도 관심 사항이다. 현재 최경환 새누리당-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도 선출 당시 ‘강대강’ 조합으로 정치권에 많은 우려를 낳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 한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될 경우 정말 재밌을 것”이라며 “그때쯤 되면 지금의 전 원내대표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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