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전력상 우승후보서 밀린 게 사실
선동열 감독 비롯해 최희섭-이대형 부활 절실
불과 2년 전, 선동열 감독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하더라도 KIA 팬들은 우승 단꿈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부임 첫 해 5위로 마친 선 감독은 급기야 지난해 선두에서 8위까지 떨어져 신생팀 NC에도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삼성 시절 두 차례 우승을 거둔 경험은 평가절하 됐고, ‘명투수 조련사’라는 닉네임도 KIA 불펜이 무너진 뒤 더 이상 언급되지 않고 있다.
올 시즌부터 KIA는 V10을 일궜던 무등 야구장을 떠나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새 보금자리로 맞는다. 선동열 감독 역시 계약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한 성적이 요구되는 올 시즌, 그러나 FA 이용규와 윤석민이 떠나며 객관적인 전력은 약화된 상태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있다. 지금까지 타이거즈 영광의 시대에는 이른 바 ‘성골’로 불리는 광주일고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버팀목 역할을 담당해왔다. 전면드래프트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지역색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KIA에는 광주일고의 색채가 진하게 묻어있다. 이들은 과연 올 시즌 일을 낼 수 있을까.
먼 길 돌아 고향 품 안긴 슈퍼소닉 이대형
많은 야구팬들은 이대형이 KIA와 4년간 24억원의 계약을 맺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그는 원 소속팀 LG와의 우선협상에서 미지근해 자칫 FA 미아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고향팀 KIA가 이대형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 31세에 불과하다는 점과 4년 연속 도루왕(07년~10년)에 올랐던 점이 대박 계약의 주요 요인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제 떠난 이용규의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선동열 감독은 이대형의 활용을 놓고 “당연히 1번 타자”라고 못 박았다. 다만 조건이 있다. 최악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출루율을 높여야만 한다. 이대형은 통산 출루율이 0.323에 불과하며 한 시즌 개인 최고 기록도 0.367(2007년)에 그쳐 1번 타자로는 낙제점에 가깝다.
하지만 이대형은 평균 이상의 중견수 수비력을 갖췄고, 무엇보다 리그 최상급인 발을 지니고 있어 감독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역시나 타격이다. 이에 대해 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은 “타격폼만 가다듬으면 어마어마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며 직접 지도하고픈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이대형의 성공여부는 출루다.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 최희섭
국내 복귀 후 2009년 정점을 찍었던 최희섭은 이후 거듭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불과 3년 전, 4억원에 이르던 그의 연봉이 올 시즌 1억원까지 떨어졌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급기야 팬들은 ‘유리몸, 유리멘탈’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로 최희섭은 그동안 아파도 너무 아팠다. 최근 몇 년간 어깨, 허리, 발목, 장염, 치루 등으로 결장하는 일이 잦았고, 3년간 기록한 홈런은 27개에 불과하다.
그동안 타선이 취약한 KIA는 최희섭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붙박이 1루수 자리를 별 고민 없이 내주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바로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늘어나며 새로운 용병 타자 브렛 필과 포지션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무릎 수술로 재활 과정을 거치고 있었던 데다가 지지부진한 연봉 협상으로 인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언제 비행기에 몸을 실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지만 연봉이 자존심의 마지노선인 1억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라 부활이 아니면 야구인생에 있어 그 어느 것도 의미 없는 시즌이 될 최희섭이다.
위기의 선동열, 명예회복 나선다
선수가 아무리 부진에 빠지더라도 시즌 중에 방출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감독은 다르다. 성적을 확실히 내지 못한다면 언제든 해고 통보를 받는 것이 감독의 운명이다. 그래서 프로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는 말도 있다.
선동열 감독의 지난 2년은 확실한 실패였다. 성적은 물론 팀의 체질 개선마저 이뤄지지 못했다. 불펜은 여전히 허약하며 타선의 짜임새는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그야말로 ‘무색무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 맺었던 3년 계약이 종료된다. 지금 상황으로는 계약을 연장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 KIA를 떠나더라도 앞으로 감독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결국 현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우승 외에 답이 나오지 않는 선 감독이다.
지난 2년간 지도했던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변화도 모색해 봐야한다. 특히 올 시즌은 이대형, 김주찬, 신종길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라인업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작전 지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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