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승선' 둘러싼 섣부른 예측과 평가
왓포드 임대 이적, 경쟁 시작 의미할 뿐
성급한 발탁 논란 ‘황당’ 공정한 경쟁해야
국가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대표팀 소집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출전을 못하고 있을 때도 관심의 대상이었고, 후반 교체투입 되기라도 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 이상의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슈 메이커임에는 틀림없다. 바로 박주영(29·왓포드) 얘기다.
박주영은 최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서 2부리그 챔피언십의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겨울이적시장이 문을 닫기 직전 성사됐을 만큼 극적인 행보였다.
박주영의 왓포드행으로 그동안 꾸준히 거론되던 대표팀 복귀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최근 홍명보 감독이 오는 3월 그리스전에서 유럽파를 총망라한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박주영 합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에 대한 성급한 추측이나 여론몰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냉정히 말해 박주영은 이적만 했을 뿐, 아직 보여준 것은 없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3일 브라이튼전 후반 교체출전의 의미는 말 그대로 '박주영이 살아있다는 것'과 '왓포드 소속이 됐다'는 확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왓포드행에 대해 "이제 겨우 다른 대표팀 선수들과 동등한 경쟁선 섰을 뿐"이라고 주변의 성급한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사실 누구보다 박주영의 부활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을 사람은 역시 홍명보 감독이다. 대표팀은 최근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벌어진 A매치 3연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전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박주영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월드컵을 앞두고 큰 힘이 될 수 있다.
기대는 기대고, 평가는 냉철해야 한다. 박주영은 아직 선발 한 경기를 소화해 본 것도 아니고, 골을 터뜨린 것도 아니다. 풀타임 소화할 체력이나 경기감각이 될지 당장 챔피언십 왓포드에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다.
박주영은 지난해 스페인 셀타 비고에서 임대로 활약하던 시절 최강희호에 차출됐지만 그다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왓포드에 임대된 지금 상황이 아스날 잔류보다는 낫지만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월드컵을 떠나 박주영은 지금 자신을 입증할 시간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3월 그리스전에 박주영을 꼭 차출해야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박주영은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두고 경기력이 회복됐다는 확신만 생긴다면 최종엔트리 선정 시 결단해도 무방하다. 지금의 박주영은 대표팀에 선택할 수 있는 수많은 옵션 중 하나일 뿐, 절대적 대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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