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이석기 판결은 정당해산용 맞춤 판결" 주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8일 자당 이석기 의원 등이 전날 내란음모사건 1심 유죄판결을 받은데 대해 “정당해산용 맞춤 판결”이라며 “제작주문은 박근혜 정권이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두가 이제는 극복했다고 여겼던 이 시대, 눈과 귀가 가로막히고 입이 틀어 막힌 독재시대가 우리 앞에 현실로 돌아왔다”며 “유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양심의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통진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가 북한의 건국 이념과 연계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고집 ‘진보의 미래’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라야 진정한 민주주의다’라고 하셨다”며 “해방 직후 여운형 선생도 같은 의미로 썼고, 그보다 훨씬 이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도 한 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또 “쿠데타로 잡은 권력을 대물림한 박근혜 정권은 역대 독재정권의 반민주적이고 반역사적인 행태마저 그대로 빼닮았다”며 “국정원 대선개입이 드러나 정권 출범 초기부터 정통성 위기에 몰린 박근혜 정권의 초조함은 시대착오적 공안세력을 앞세워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만들어냈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민주와 진보세력을 뿌리부터 잘라내 그들만의 세상을 영원히 이어가려는 의도”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책임을 먼저 다하겠지만, 우리들 힘만으로는 파괴된 민주주의를 살릴 수 없다. 민주주의와 민족화해, 평화번영의 길을 닦아준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며 “국민들이 나서서 반(反)박근혜 민주수호 행진을 만들자. 야권의 무기력도, 분열도 그 행진 속에서만 극복될 수 있다”며 통진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 의원 등에 대한 판결이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통진당 해산심판에 관한 2차 변론 등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헌법재판의 무게에 비추어 1심 법원의 잘못된 판결만 믿고 이를 근거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당해산으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9월말 세계헌법재판회의 3차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며 “국제사회가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사건 판단에 매우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헌법재판소도 유념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고 헌재를 에둘러 압박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표정은 기자회견 내내 착잡했다.
앞서 김재연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단상 옆에 마련된 자리에 착석한 후 김 의원이 말을 건넸지만 힘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다. 김 의원과 오병윤·김선동 의원 등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내 한일자(一)로 입을 꾹 다물고 무거운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는 이 대표 등 모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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