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여자 피겨 금메달 획득과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실패는 '정해진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 연합뉴스
‘피겨퀸’ 김연아(24)가 올림픽 2연패에 실패한 것이 유럽 심판의 암묵적 담함과 러시아 홈 텃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기술점수에서 오히려 아사다 마오(24·일본)에 뒤졌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68.84점, 프로그램 구성 73.77점으로 합계 142.61점에 그쳤다.
주목할 것은 기술 점수다.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와 레이백 스핀에서 모두 레벨3 밖에 받지 못했다. 충분히 레벨4를 받을 수 있는 연기였음에도 심판들은 김연아에게 박한 점수를 줬다.
가산점(GOE)도 짰다. 완전무결 연기였음에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가장 높은 1.60의 GOE를 줬을 뿐, 나머지 연기에서는 0.71에서 1.50 GOE에 그쳤다. GOE 총합이 12.20점에 지나지 않았다. 프로토콜에 그 어떠한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 '클린 연기'였음에도 나머지 선수와 너무나 비교된다.
아사다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과 트리플 러츠에서는 롱 에지(잘못된 날로 점프하는 것)가 나왔음에도 기술에서 73.03점을 받았다. 김연아보다 4점 이상 높은 것.
물론 GOE는 김연아보다 못한 6.69점이었지만 모든 스핀과 스텝에서 레벨4를 받아 기본 점수가 66.34점이었다. 김연아는 모든 스핀과 스텝에서 레벨4를 받지 못해 기본 점수가 57.49점까지 떨어졌다.
모든 스핀과 스텝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기본 점수가 낮긴 했지만 역시 문제는 GOE였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기본 점수가 60.90점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높은 GOE로 기술에서 78.30점을 받았고 프로그램 구성 71.76점까지 더해 150.06점으로 세계 최고 기록을 받았다.
또 짚고 넘어갈 선수는 역시 금메달을 따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다. 소트니코바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과정에서 루프 착지 때 두발로 서는 실수를 저질렀는데도 GOE가 14.11점에 이르렀다.
그 결과 밴쿠버올림픽 당시 완벽한 연기로 김연아가 세운 프리스케이팅 세계 최고 점수인 150.06점에 불과 0.11점 밖에 뒤지지 않는 149.95점을 받았다.
심지어 프리스케이팅에서 앞으로 넘어지는 큰 실수를 저지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술에서 66.28점을 받아 김연아보다 2.56점 뒤진 것에 불과했고 프리스케이팅 합계 135.34점을 받았다.
이처럼 대놓고 러시아 선수에게는 점수를 퍼주고 김연아에게는 짜게 매기는데 그 누구도 이길 수 없다. 이미 소트니코바의 금메달 획득과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 실패는 '정해진 시나리오'였던 셈이다. '살아있는 전설' 카타리나 비트를 비롯해 외신들까지 판정에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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