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잃은 KT 운명 ‘몰락? 전화위복??'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3.24 10:15  수정 2014.03.24 10:17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거친 항의 ‘퇴장’

2차전 출장정지 중징계, 시리즈 향방 분수령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퇴장 당한 전창진 감독은 2차전에서 지휘봉을 잡을 수 없게 됐다. ⓒ 부산 KT

가장 중요한 고비에서 장수를 잃었다.

부산 KT는 22일 창원실내체육관서 펼쳐진 창원 LG와의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58-63으로 패했다. 1패보다 타격이 큰 것은 전창진 감독의 퇴장이었다.

이날 전창진 감독은 1쿼터 5분 51초경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 2개를 연달아 받고 퇴장 당했다. KBL은 당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전창진 감독에게 1경기 출장정지와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 없이 2차전을 맞이하게 된 KT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로서는 중요한 고비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KT는 LG에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첫 판을 내주며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이미 체력적-전력적으로 모두 열세인 가운데 2차전마저 내준다면 시리즈 분위기상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자칫 3연패로 맥없이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KT에서 전창진 감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약체로 평가받던 KT를 올 시즌 4강까지 끌어올린 것은 전창진 감독의 능력이 컸다. 확실한 선수단 장악과 적재적소의 용병술을 통해 고비마다 KT의 전력을 극대화시켜왔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경기의 맥을 짚어주던 전창진 감독의 공백이 뼈아프게 다가올 수도 있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1차전에서 KT는 전창진 감독이 1쿼터에 일찌감치 퇴장 당했음에도 LG를 상대로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큰 경기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이 많은 KT는 감독의 공백에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LG는 1차전에서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잦은 실책 등으로 이기고도 다소 불안정한 경기력을 보였다.

2차전에서 감독대행 역할을 맡게 된 김승기 코치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승기 코치는 현역 시절부터 선수와 코치와 전창진 감독과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어왔다. 전창진 감독이 2009년 동부를 떠나 KT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도 동행했다. 그만큼 전창진 감독이 추구해온 농구와 KT의 시스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감독급 코치'다.

KT로서는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짐했던 초심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전창진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것이 없고 LG가 오히려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KT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만일 KT 선수들이 분발해 2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도리어 전화위복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경기에서도 무기력하게 패한다면 전창진 감독의 퇴장은 4강 플레이오프의 향방을 바꾼 최악의 한 장면으로 역사에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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