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에 사퇴에...새누리당 텃밭 영남은 지금...
경북은 후보들 잇단 사퇴 김관용 사실상 추대
경남은 홍준표-박완수 눈에는 눈 진흙탕 싸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영남에서 공천을 두고 집안싸움이 가열화 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일부 후보들이 김관용 경북지사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경선을 보이콧해 사실상 김 지사의 추대로 일단락됐지만 갈등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경남에서는 연일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완수 후보 간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박승호-권오을, 경선 후보 사퇴...사실상 김관용 추대로 끝난 내전
경북지사 경선은 김관용 지사의 아들 병역문제를 비롯한 측근비리, 논문표절 등 도덕성을 두고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한 박승호-권오을이 9일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경선은 그동안 후보간 공방으로 파행을 거듭해 왔다. 박-권 두 후보는 김 지사를 향해 제기한 문제점들의 검증을 위해 경선 연기를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경선 일정 참여를 거부했다. 지난 8일에는 9일로 예정됐던 합동연설회도 세 후보 모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내홍만 깊어지던 가운데,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 산하 클린공천감시단은 8일 김 지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 “공천부적격자로 볼만큼 중대한 흠결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을 내렸다.
박-권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급기야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경선은 파국을 맞았다.
권 후보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운동 방법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그는 “중앙당에 김 예비후보의 도덕성 검증과 경선 연기를 요청했지만 클린공천감시단의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공천관리위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경선 연기 요구를 묵살해 버렸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20년 동안 바른 정치를 해왔는데, 현실은 힘의 정치가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며 “경선 파행은 정치력 부재가 부른 결과”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도 “(김 예비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새누리당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검은 것을 검다고 해도 회색이라 하고, 흰 것을 희다고 해도 회색이라고 하는 현실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당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흰 것은 희다하고 검은 것을 검다할 수 있는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박승호의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행보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박-권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에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으로는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경북지사 선거는 김 지사와 오중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파행으로 끝나버린 경선 등이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면서 새로운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재격돌’ 홍준표-박완수, 눈에는 눈 고발에는 고발...물러섬 없는 전면전
지난 2012년 12월 경남지사 재보궐선거에서 한차례 맞붙은 이후 재격돌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박완수 예비후보간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상호 고발까지 빗발치고 있다.
시작은 박 후보였다. 그는 지난 7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자의 공천을 거론하며 자신이 공천권을 가진 것처럼 후보자들을 과도하게 협박하고 회유해 도민과 지방정치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회유와 협박 대상에 지역 국회의원들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모두 포함된다”고 답한 뒤 “지난 1년여 홍 지사의 도정 운영은 박근혜정부 무시, 새누리당 무시, 경남도민 무시의 ‘3무시 도정운영’이었다”고 지적했다.
홍 지사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예고 없이 도청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당원·대의원 등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홍 지사는 “최근 국회의원 지역구 2곳을 방문해 지나치게 도지사 경선에 개입하면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때 페이백하겠다(되갚아주겠다)고 한 바 있다”면서 “그때(2016년)도 국민경선을 하게 돼 있는데 도지사는 당헌상 개입금지 조항이 없다. 해당 의원에게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루 뒤 8일에는 당사자가 아닌 대변인이 나선 가운데, 상호 고발이 난무했다.
박 후보 측 김범준 대변인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지사의 ‘회유·협박’ 주장과 관련, 홍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조사의뢰하는 한편 형법상 직권남용과 지방공무원법상 정치운동 금지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홍 지사가 새누리당과 지역 국회의원, 도민에게 공개 사죄하고 경선 후보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홍 지사도 고발로 되받아쳤다. 홍 지사 측 정장수 경선준비위원도 이날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에 대한 중립의무 요구는 당연한 것이며 이를 협박과 회유라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며 “사소한 표현에 대해선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이어 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실을 밝혔다. 박 후보가 공정성이 의심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기자들에게 자신이 2%p 앞서고 있다고 발언했고, 박심(朴心)을 겨냥해 ‘윗선과 교감이 이뤄져 출마를 결심했다’고 주장했다는 게 고발의 이유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무리 본선보다 예선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지나친 과열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경선이 과열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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