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붙박이 주전으로 믿고 기용하는데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 지난 시즌 14골 넣으며 성남 부동의 주포로 활약했고 잠시나마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할 만큼 주목받았지만 올해는 리그 8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가 전무하다.
급기야 박종환 감독은 1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김동섭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대기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김동섭이 올 시즌 개막 이후 베스트11에서 제외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동섭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종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동섭을 교체로 투입했다.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한 박종환 감독이 김동섭을 황의조와 함께 투톱으로 기용하는 공격력 강화로 승부수를 띄운 것.
그러나 김동섭은 이번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급기야 선수에게 가장 치욕적이라는 교체투입 후 재교체라는 수모를 겪었다. 타깃맨으로서도 공중볼을 제대로 따내지도, 미드필더들과 유기적인 연계플레이를 보여주는 장면도 없었다.
어쩌다 볼을 잡아도 찬스를 만들려는 적극성보다는 어쩔 줄 몰라 허둥대는 기색이 역력했다. 참다 못한 박종환 감독은 후반 35분 김동섭을 김성준과 교체했다. 경기는 결국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끝났다.
박종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동섭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기대를 하고 투입했는데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 더 빨리 벤치로 불러들였어야 했다”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박종환 감독이 김동섭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성남에 그만한 공격수가 없기 때문이다. 활동량과 팀플레이가 좋은 황의조가 있지만 문전에서 상대를 흔들어줄 파괴력 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는 김동섭뿐이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와중에도 김동섭을 계속 중용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김동섭은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김동섭은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다. 김동섭은 예열에 시간이 걸리는 스타일이다. 더구나 올해의 성남은 지난해보다 전력이 더 약화됐고, 감독의 전술과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다.
미드필더부터 세밀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며 최전방 공격수가 수시로 내려와서 연계플레이까지 신경 써야 하는 장면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의 공격 부진은 김동섭만의 문제가 아니다.
심리적인 문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동섭은 큰 체구와 달리 다소 내성적이고 파이팅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골에 대한 압박감과 감독의 공개적인 비판이 김동섭에게 쏠리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오히려 자신감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박종환 감독의 지도스타일이 김동섭 같은 유형의 선수에 적합한지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박종환 감독은 선수에게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선수가 그 한계를 극복하고 넘어서기를 원하는 유형의 지도자다. 반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자신만의 리듬과 감각을 찾아갈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는 지도자도 있다.
박종환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일이 지적하고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대신 코치나 언론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압박을 가한다. 김동섭이나 제파로프는 박종환 감독에게 이런 식으로 공개적인 비판을 받은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박종환 감독은 자극을 통한 각성을 기대할지 몰라도, 이런 식의 공개적인 비판이 계속되면 도리어 선수들의 자존심이나 팀에 대한 충성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김동섭과 제파로프는 모두 안익수 전 감독 체제 하에서 빛을 발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박종환 감독 체제 하에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성남으로서는 박종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부합하지 못한 선수들 때문에 고민이 두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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