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1일(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릿지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마드리드·스페인)에 1-3 패했다. 원정 1차전에서 0-0 비겼던 첼시는 홈에서 충격적 완패로 결승 진출이 꿈을 접었다.
첼시는 전반 36분 페르난도 토레스의 선취골로 앞서나갔지만 이후 아드리안 로페즈(전반 44분)·디에고 코스타(후반 15분 페널티킥)·아르다 투란(후반 27분)에게 연이어 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무리뉴 감독은 인터밀란에서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09-10시즌을 끝으로 레알 마드리드(2011~2013)에서 3시즌 모두 준결승에서 고배를 들었다. 올해는 첼시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4년 째 4강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탈락으로 무관 위기에도 몰렸다. 지난 27일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1.5군을 내세우고도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역습을 앞세워 2-0 완승하며 기세를 올렸던 첼시는 AT.마드리드전에서 베스트 멤버들을 내세우고도 정반대 양상을 띠었다.
리그 2경기 남겨둔 가운데 리버풀을 이기고도 여전히 자력우승은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무관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다면 '스페셜 원'을 자부해온 무리뉴 감독 명성에 큰 흠집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무리뉴 감독에겐 ‘자승자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하루였다. 무리뉴 감독은 AT.마드리드와의 4강 1차전과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전에서 연이은 수비적인 축구로 '안티풋볼' '텐백 전술'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기는 축구가 현실적인 축구”라고 일축했다.
결과적으로 AT.마드리드전은 무리뉴 감독이 그동안 즐겨 써왔던 패턴에 역으로 당한 꼴이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원정팀 무덤’으로 꼽히는 스탬포드 원정에서 점유율에 집착하지 않고 측면 장악과 빠른 역습이라는 무리뉴 감독의 전매특허를 차용해 오히려 효율성에서 첼시를 압도했다.
AT.마드리드는 경기 내내 빠른 패스 전개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첼시의 측면을 집중공략 했다. 토레스 선제골 이후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고 뽑아낸 동점골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챔피언스리그 홈&어웨이에서 1차전 원정 무득점 무승부는 결코 첼시에 유리한 결과가 아니었다.
동점골 이후 지키는 축구에서 이겨야만 하는 경기운영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무리뉴 감독은 공격성향이 짙은 선수들을 연달아 투입했지만 믿었던 에투가 수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흐름은 더욱 꼬여가기만 했다. 그토록 자부했던 홈 불패 신화와 수비축구의 한계를 시즌 막바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절감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무리뉴가 또다시 4강에서 고배를 들며 무관의 위기에 몰린 동안, 그와 결별한 레알 마드리드는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선착하며 올 시즌 더블에 도전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과 불화를 빚었던 레알 선수들과 구단 수뇌부는 지금의 첼시를 지켜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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