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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비하에서 세월호 저주까지...야권의 막말 DNA


입력 2014.05.23 09:31 수정 2014.05.23 09:39        김지영 기자

2004 총선 정동영 2012 총선 김용민 대선 이정희 이어

유시민의 예언까지 결정적 순간에 구설 이번 지선에는?

선거철만 되면 펼쳐지던 야권의 막말 퍼레이드가 6.4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2004년 총선에서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2012년 총선에서 김용민 국민TV PD, 같은 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정 고문,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유 전 장관은 정의당이 지난 21일 공개한 ‘6.4 지방선거 특집 팟캐스트 정치다방’ 홍보영상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 가고 호가호위하는 환관정치 될 거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돼서 잘할 수 있는 건 의전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렇게 돌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죄 없는 아이들이 그렇게 죽은 세월호 사건, 이명박근혜 정권 7년차에 일어난 사건”이라며 “충성도를 기준으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들 자리 주고, 끼리끼리 뭉쳐가지고 자리 주고받고, 돈 주고받고, 이렇게 해서 국가의 안전관리기능을 전부 다 무력화 시킨 사건이 세월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대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참사를 예언한 것처럼 떠들다니 ‘유스트라다무스’로 불러주길 원하나”면서 “인간의 소중한 생명까지 정치에 이용하고 대통령 헐뜯기 소재로 이용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생명을 소중히 하는 자세가 아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선거를 앞둔 야권의 막말은 고질병처럼 이어져왔다.

선거철만 되면 펼쳐지던 야권의 막말 퍼레이드가 6.4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정동영 새정치국민연합 상임고문, 김용민 국민TV PD,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데일리안

먼저 정동영 고문은 두 차례의 노인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그는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2004년 3월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번 17대 총선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또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촛불집회의 중심에 젊은이들이 있었고, 미래는 20대와 30대들의 무대”라며 “한 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그분들(노년층)은 어쩌면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12월에도 트위터에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한 일간지 대담기사의 내용을 발췌해 올렸다. 결국 노인 단체 회원들이 민주통합당 선거캠프를 항의 방문했고, 정세균 의원이 나서서야 가까스로 사태가 해결됐다.

18대 총선을 앞두고는 노원갑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김용민 씨가 과거 방송인 김구라가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에 출연, 노인들을 시청역에 못 오게 하는 방법에 대해 “(노인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면 엄두가 나질 않아 시청 안 오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노인 비하 외에 ‘테러 대책’에 대해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스펠드, 라이스는 아예 XX(성폭행)을 해가지고 죽이는 거예요” 등 상식 이하의 발언을 내뱉었던 전력도 가지고 있었다.

선거철 막말로는 이정희 대표도 빠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2012년 12월 18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국고보조금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단일화를 생각하고 있었다면 왜 대선에 출마했느냐’는 취지의 지적을 하자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TV토론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 같은 야권 인사들의 막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선거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김 씨의 막말 파문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19대 총선에서 선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당시 한나라당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와 박희태 국회의장의 공천헌금 의혹, 당대표 교체, 친이(친이명박)계 공천학살 등 각종 논란으로 내홍을 겪던 시기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당에 과반 의석을 빼앗기며 참패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가 역대 2위인 1670만표를 득표했으나, 보수층의 결집으로 고배를 마셨다. 많은 전문가들은 TV토론회에서 이 대표가 박 후보를 몰아세우는 모습이 보수정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50대 이상 유권자에게 위기감과 분노를 심어줘 투표장으로 불러 모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7대 총선 때에는 열린우리당이 승리했으나, 정 고문의 막말로 당초 기대됐던 의석수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차떼기’ 의혹과 탄핵 역풍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이었고, 우리당은 과반 의석 확보가 사실상 확정됐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121개 의석을 내어주며 152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한편, 유 전 장관의 막말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의당은 논평을 내 유 전 장관을 비호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무엇 하나 틀린 말이 있는가”라며 “박 대통령 심기를 건드리면 이제 청와대가 아니라 새누리당 대변인까지 벌떼 같이 달려드는 형국”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언어살인 운운하는 언어도단을 멈추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내용부터 밝히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엄한 사람 패주고 국민지탄에 대한 대통령 화풀이 해주는 일을 한 것으로 알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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