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였던' QPR 윤석영, 최고의 행운남 등극
소속팀 QPR의 EPL 재승격..막판 상승세로 홍명보호 합류
윤석영(24·QPR)은 한국축구계 2014년 최고의 행운남이라 할만하다.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월드컵 출전의 기회를 얻었고, 소속팀 QPR은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1년 만에 승격,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품에 안았다.
사실 몇 달 전만해도 윤석영은 ‘불운남’이었다.
2013년 QPR에 입단한 윤석영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소속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지켜봤다. 올해도 소속팀에서는 좀처럼 출전기회가 돌아오지 않았고, 임대 이적한 팀에서도 부상으로 고전하는 등 이래저래 꼬였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불안정하니 자연히 대표팀에서의 입지도 좁아졌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격히 반전됐다. 월드컵행이 유력하던 분데스리거 박주호의 부상 낙마로 생긴 공백이 윤석영에게는 인생역전의 기회로 이어졌다. 윤석영과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함께했던 홍명보 감독은 망설임 없이 애제자를 불러들였다. 1년 동안 소속팀에서 몇 차례 출전기회도 잡지 못한 윤석영으로서는 박주영 못지않은 행운을 맛봤다.
'귀한 몸'이 된 윤석영은 최근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앞둔 소속팀과 조기합류를 원하는 대표팀 사이에서 차출 갈등이 생길 만큼 달라진 입지를 실감케 했다. 결과적으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이뤄졌다.
QPR은 윤석영의 대표팀 조기차출을 거부했지만 그 덕에 윤석영은 현장에서 동료들과 소속팀의 1부리그 승격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만일 윤석영이 승격플레이오프에 참여하지 않고 팀을 이탈했다면 영국 여론이나 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더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비록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부상 없이 무사히 시즌을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것은 전화위복이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오히려 QPR에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 상황이다. 대표팀에 합류해 손발을 맞출 시간은 다소 줄었을지 몰라도 윤석영이 팀의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로 최근까지 꾸준한 팀 훈련으로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 대표팀에서도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영은 대표팀 합류와 28일 열리는 튀니지전에서도 베스트11으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대표팀 왼쪽 풀백 주전으로 꼽히던 김진수가 부상으로 최근까지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출신 멤버들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두터운 애정을 떠올릴 때, 윤석영이 평가전과 팀 훈련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월드컵에서도 베스트11으로 중용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홍명보호에 가장 늦게 합류한 윤석영으로서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래저래 행운이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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