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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 고승덕 "부덕의 소치지만 문용린 공작정치에..."


입력 2014.06.01 15:44 수정 2014.06.01 16:00        백지현 기자

1일 친딸 폭로 관련 기자회견서 문용린 가리키며 "이런 자에게..."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서울 을지로3가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공개되 논란이 된 딸 희경씨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딸의 페이스북’ 글로 논란이 일고 있는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1일 “나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나의 자녀를 이용해 나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용린 후보가 관건선거일 뿐 아니라 공작정치에 능하다는 것을 안 이상, 더욱 이런 후보에게 서울시의 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고 후보는 “딸이 페이스북에서 본인의 글이라고 주장하기에 나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며, 딸이 아버지를 향해 그런 글을 쓰는데 대해 세세한 내용을 따지기 보다는 모든 것이 나의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서울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드린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자신의 장녀가 페이스북을 통해 ‘고 씨는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고 신랄히 비판하면서 그의 가족사가 수면 위에 떠오른 데 대해 “나는 그동안 ‘아픈 가족사’라고만 표현했던 부분에 대해 이제 소상히 말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입을 열었다.

포스코 회장 겸 정계거물인 박태준 회장의 둘째 사위였던 고 후보는 전처와 아이들의 교육문제로 갈등이 이어졌으며, 98년 전처가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딸과의 교류에 대해서 “딸이 한국의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나는 학부모 행사에도 참석했고, 아버지로서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면서도 “전처가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미국으로 데리고 떠난 후 아이들이 몇 년에 한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다. 딸과는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카오톡을 주고 받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딸과 아무런 교류가 없었던 듯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이력에 대해 “나는 99년 한나라당 보궐선거로 공천을 받았지만 반납한 사실이 있다”며 “당시 나의 장인이자 집권여당 자민련의 총재였던 박태준 회장 측의 회유와 압력을 받고 납치되다시피 해서 기자회견장에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처가가 사위의 신변을 위협하는 일이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일어났고 당시 나는 공천반납으로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그 후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이 고(故) 박태준 회장의 장남인 박성빈 씨가 문용린 후보에게 ‘고승덕과 싸워줘서 고맙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이 상황은 나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어 “나는 박성빈 씨가 문 후보에게 전화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문 후보와 박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같은 시기에 교육부장관과 총리로 재임했고, 박 회장 사망 시 문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성빈 씨와 문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함께 재직했다”면서 “둘은 2대째부터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고 고승덕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또 다른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나는 지금 또 다시 공작정치의 폭풍 속에 외로이 서 있다”면서도 “나의 자녀를 이용해 나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 한때 재벌가의 사위였던 대가를 이렇게 혹독하게 치르면서, 나는 재벌가 집안과의 결혼이 낳은 결과에 대해 부주의했던 젊은 날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더 이상 나의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이용해 주지 말아 달라”고 말하는 순간, 북받친 감정을 끝내 추스르지 못해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이어 “딸아이가 가졌을 저에 대한 마음에 대해서도 잘못임을 인정하겠다. 딸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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