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출마 고민" 나경원 '제2의 이혜훈' 되나?
'여성' 몫 아닌 자력 지도부 입성 가능성 배제 못해
나경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최고위원이 7.14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2의 이혜훈’으로 떠오르며 당권구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2012년 5.15 전당대회에서 황우여 신임 대표에 이어 최다득표를 얻어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한 바 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전당대회 득표수와 관계없이 최고위원 중 한명은 반드시 ‘여성’ 몫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당시 9명의 출마자 가운데 이 전 최고위원 혼자 ‘여성’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위원직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개표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대의원 현장 투표-당원·청년 선거인단 투표(70%),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30%)에서 총 1만4454표로 ‘2위’를 차지하면서 ‘당당’하게 여성 최고위원이 됐다.
나 전 최고위원의 출마로 이 같은 시나리오가 또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오는 7.14 전당대회 출마자는 모두 9명이다. 서청원,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이인제, 비박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영우, 서 의원과 친박연대를 했던 김을동,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친박 핵심인 홍문종, 친이로 분류되는 김태호 의원 등이 출마를 앞두고 있다.
당권을 둘러싸고 김무성-서청원 의원의 양강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머지 4자리를 둘러싸고 소리 없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70%의 대부분 비율을 차지하는 현장투표에 달려있다. 현장투표는 1명이 2표를 행사하는 ‘1인 2표제’로 선출한다. 한 표는 자신의 지역구 의원에게 행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한 표는 당내 역학관계에 따라 표가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나머지’ 한 표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당내 중립과 부동층을 누가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최고위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장 김을동 의원과 ‘여성’몫 최고위원을 둘러싸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한 나 전 최고위원은 ‘여성’ 정치인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를 받아 온 만큼, ‘나머지’ 한 표가 나 전 최고위원쪽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 전 최고위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의 미래가 없어 보인다. 희망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며 “내가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나 전 최고위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7.30 재보궐 수원전략공천설도 거론되고 있지만, 나 전 최고위원은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최고위원은 “일부는 지역구를 바꿔 7.30 재보궐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분도 있다”며 “그러나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선택을 하라면 전대 출마가능성이 좀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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