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연기는 그만!…안방극장 '연기돌 천하'
평일극 주말극 등 드라마 전면에 포진
꾸준한 연습·노력 통해 논란 불식 '호평'
바야흐로 '연기돌' 전성시대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연기돌이 TV 드라마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외로 인지도가 높아 해외 판권수출에도 도움이 되고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발연기'라는 혹평을 들었던 연기돌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스릴러물,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고 있다. 막강한 팬덤을 지닌 이들은 이젠 주, 조연을 꿰차며 기존 연기자들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다.
연기돌의 뜨거운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는 곳은 월화드라마다. 그룹 JYJ의 멤버 김재중과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은 MBC '트라이앵글'의 주인공으로 포진돼 있다. 김재중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 허영달 역을 실감 나게 표현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배우 이범수는 김재중에 대해 "생생한 연기와 눈빛이 배우로서 매력 있다"고 칭찬했다.
영화 '변호인'으로 일찌감치 천만 배우로 등극한 임시완은 갓난아이 때 보육원에서 광산 부자 집안으로 입양된 윤양하를 맡았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임시완은 절제된 눈물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짧은 연기 경력에도 잘 해내고 있다", "'변호인'에 이은 좋은 연기", "아이돌 아닌 연기자"라며 호평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KBS2 '트로트의 연인'에는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정은지가 주연으로 나섰다. tvN '응답하라 1997'(2012)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듬해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출연, 전작과는 또 다른 연기를 보여줘 대표적 연기돌로 급부상했다.
정은지는 극 중 트로트에 모든 것을 건 트로트계의 캔디 최춘희를 맡았다. 춘희는 천재 뮤지션 장준현(지현우)과 달달하고 유쾌한 사랑을 그린다. 첫 방송에서 정은지는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캔디 소녀를 사랑스럽게 연기해 지상파 첫 주연 데뷔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 1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은지는 "지상파 주연을 이렇게 빨리 맡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큰 역할을 맡게 됐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SBS에는 씨스타 보라가 있다. 보라는 '닥터 이방인'에서 생수를 배달하며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탈북자 이창이를 연기한다. 특히 북한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박훈(이종석)과 묘한 '케미'를 형성한다.
"가수 활동을 하면서 조금씩 연기를 준비해왔다"는 보라는 "북한 사투리는 영화를 보면서 연구했다"며 "선배들의 눈빛과 행동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SBS 관계자는 "보라는 특유의 밝고 상냥한 성격으로 현장에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며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배우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케이블로 채널을 돌리면 tvN '고교처세왕'의 서인국이 있다. 엠넷 '슈퍼스타K' 출신 서인국은 정은지와 함께 '응답하라 1997'에 출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SBS '주군의 태양'(2013)에서 진지한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대기업 간부로 입사한 철없는 고교생을 맡아 반전 매력을 선보인다.
수목드라마에도 연기돌이 등장한다. 이승기가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출연, 신입 경찰 역을 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주말드라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룹 2PM과 2AM 출신 옥택연, 임슬옹이 KBS2 '참 좋은 사랑'과 '호텔킹'에 각각 출연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갑동이'에서 그룹 엠블랙 출신 이준은 갑동이 카피캣으로 열연,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연기돌의 성공 사례는 과거 "아이돌은 연기를 못 한다"는 편견을 말끔히 지우게 한다.
드라마 '호텔킹'에 출연한 이덕화는 제작발표회에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연기도 잘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편견을 갖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연기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개과천선'의 김상중 또한 "연기나 노래 하나만 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돌도 연기를 잘한다. 그들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수업도 많이 받는다"며 연기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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