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브라질 역대급 수비 어떻게 가능했나
센터백 티아고 실바, 수비의 교과서 선보여
모든 선수가 육탄방어로 콜롬비아 공격 무력화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하메스 로드리게스(23·콜롬비아)가 브라질 수비벽 가로 막혀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탈레사에 위치한 카스텔라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8강에서 2-1 승리했다.
브라질은 전반 7분 네이마르가 올려준 코너킥을 티아구 실바가 무릎으로 밀어 넣은데 이어 후반 25분, 다비드 루이스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콜롬비아는 후반 35분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 만회했지만 끝내 추가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앞서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포함 16강까지 4경기서 11골을 넣어 경기당 2.75골이라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런 콜롬비아가 필드골 하나 넣어보지 못한 채 꼼짝도 못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이날 콜롬비아는 역습은 물론 약속된 플레이까지 완벽한 준비를 갖춘 모습이었다.
실제로 콜롬비아는 중원 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팀 패스 성공률이 79%에 이르러 정교한 패스워크를 구사했다. 슈팅도 브라질보다 2개 많은 13개를 퍼부었고 유효슈팅에서도 5-2로 앞서 공격의 완성도도 훨씬 나은 모습이었다.
콜롬비아의 흠 잡을 곳 없는 공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연결된 패스 및 크로스 성공률이 무려 61%에 달했고, 오프사이드 역시 단 한 번도 범하지 않을 정도로 숨 고르는데도 능했다.
그러나 콜롬비아 공격수들 앞에는 역대급 수비를 선보인 브라질의 포백라인이 있었다. 특히 중앙 수비수 티아구 실바는 선제골 포함, 슈팅으로 몸으로 막아내는 육탄방어로 자신의 인생 경기를 펼쳤다.
실바의 뛰어난 수비력은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실바는 2개의 결정적 볼을 인터셉트한데 이어 무려 14차례나 박스 안쪽에서 공을 걷어내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또한 슛 블록은 팀 내 1위인 3개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수비의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다비드 루이스의 수비도 못지 않았다.
다니 알베스 대신 마이콘을 투입한 스콜라리 감독의 승부수도 적중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힘 좋은 콜롬비아의 윙어들을 막기 위해 키가 작은 알베스 대신 피지컬이 뛰어난 마이콘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마이콘은 비록 전성기 시절에 비해 몸이 둔해졌지만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콜롬비아의 측면 공격을 무력화하는데 성공했다. 마이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시로 공격에 가담해 상대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미드필더 오스카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오스카는 공격 시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부여 받았지만 기세가 밀리기 시작한 후반전부터 한 발 뒤로 물러서 수비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오스카는 패스 흐름을 차단하는 결정적 태클을 수차례 선보여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놓기도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준결승에 오르겠다는 브라질 선수들의 투지는 대단했다. 사실 조별리그서부터 애매한 경기력으로 물음표가 달렸던 것이 사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선수들의 결연한 각오는 그라운드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결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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