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발, 카드사 통계의 함정
표기오류로 숫자 잘못 기재
유통과정 결제 중복으로 실제 거래보다 부풀려져
카드소비자를 위해 제공되고 있는 여신금융협회 자료 중 수치가 잘못 표기돼 있거나 가맹점 정보를 제대로 가감하지 않아 실제 소비보다 부풀려 나오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각종 카드 관련 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맹점 수수료부터 카드론·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체크카드 발급실적 등 각종 정보가 취합된다.
하지만 일부 공시내용에는 '표기오류'로 잘못된 수치가 기재돼 있었다.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채무면제·유예상품 운영현황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비씨카드 가입 회원수는 9만8000명이다. 직전분기(2분기)는 44만1000명, 다음분기(4분기)는 43만8000명이다.
수치만 보면 3분기 채무면제·유예상품 가입자가 급격히 빠져나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3분기 가입 회원수는 40여만명 수준이다. 이는 표기오류로 잘못 기재된 것이다.
또한 월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제공하는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도 실제 거래금액보다 부풀려져 있었다.
카드승인실적 분석 자료에는 신용카드 승인금액 상위 10대 업종에 약국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5월 약국에서 발생한 카드승인금액은 1조900억원이다.
지난해 건강보험통계지표에서 전체 약국의 청구액은 11조8687억원이다. 본인부담금 30%를 대입하면 3조5600억원, 월 평균 2967억원 정도 현금이나 카드로 매출이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와 8000억원 가까이 편차가 생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약국이 아니더라도 도매점이나 제약사에서 발생한 거래도 포함돼 액수가 높게 나온 것"이라며 "또 도매점에서 소매점으로 판매가 이뤄질 때 카드결제가 일어나면서 액수가 커졌다"고 말했다.
결국, 숫자가 데이터를 설명하고 있는 '약국'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또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제가 수치에 모두 반영돼 실제 거래보다 부풀려진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결제는 민간경제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거나 제대로 가감하지 않은 데이터가 노출되면 경제흐름도 왜곡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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