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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초고속 10승 'MLB 특급' 꿈 아니다


입력 2014.07.14 16:57 수정 2014.07.14 19:14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박찬호 전성기보다 빠른 18경기 만에 10승

한국인 최다승 기록+2점대 평균자책점 도전

시즌 10승을 수확하며 전반기 마친 류현진. ⓒ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대망의 10승 등정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4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 4번째 도전 끝에 10승에 입맞춤했다.

류현진은 9승 이후 3번의 경기에서 2패에 그쳤다.

지난달 28일 세인트루이스전(7이닝 3실점)과 지난 3일 클리블랜드전(7이닝 2실점)에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9일 디트로이트전은 2.1이닝 10안타 7실점이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 강판됐다. 7자책점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이기도 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기대대로 완벽하게 반등했다”고 흡족해했다. 또 “류현진은 커쇼와 그레인키에 비해 과소평가 됐다. 류현진이 얼마나 가치 있는 선수인지는 야구계에서 다들 잘 알고 있다”고 다시 한 번 극찬했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선발왕국’ 다저스의 특급 원투펀치로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 투수들이다.

10승 부담이 큰 상황에서 디트로이트전의 부진까지 겹쳐 다소 쫓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통해 반등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만큼, 류현진은 이날은 최고 구속 94마일(153km)에 이를 만큼 힘을 아끼지 않고 초반부터 전력투구했다.

그동안 맞춰 잡는 피칭에 더 주력했다면, 이날은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안타는 2개만 내주고 볼넷과 실점은 단 1개도 없을 만큼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을 3.65에서 3.44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류현진 호투에도 승리는 마지막까지 장담할 수 없었다. 여러 차례 류현진의 속을 태웠던 다저스 타선과 수비는 이날도 롤러코스터를 거듭했다. 다저스 타선은 상대 선발 타이슨 로스 구위에 막혀 5회까지 6삼진 3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2회 무사 1·3루의 찬스에서 미겔 로하스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가는 병살타가 되며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은 6회에 가서야 겨우 깨졌다. 1사 1·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로 이날의 선제점이자 결승점을 뽑아냈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불펜이 바통을 이어받아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냈다. 브랜든 리그와 J.P하웰, 켄리 잰슨 등이 여러 차례 주자를 내보냈고 야수들의 실책까지 겹치는 등 내용면에서는 아슬아슬했지만 1점차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잰슨이 9회 마지막 위기에서 연속 삼진으로 마무리한 뒤에야 류현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류현진은 시즌 18경기 만에 10승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사상 한 시즌 최단기간 10승에 도달한 기록이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 14승을 올린 지난 시즌에는 21경기 째인 8월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0승 고지에 오른 바 있다.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린 투수는 박찬호다. 류현진의 다저스 대선배이기도 한 박찬호는 지난 2000년 18승을 따내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박찬호는 당시 21번째 등판이던 7월 2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0승 고지에 오른 바 있다.

2000년 박찬호의 전반기 성적은 9승 6패 평균자책점 4.17이었으나 후반기에는 9승 4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14년 전의 박찬호보다 빠른 페이스와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대선배의 기록을 뛰어넘어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승과 풀타임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도 도전해볼 만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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