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강남 신사옥 건설 '지지부진'
1년 지난 지금도 지지부진...자금 상황 악화로 차입도 고려
1964년 설립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남양유업의 신사옥 건설 계획이 '지지부진' 상태다.
이는 우유업계 전체에 불어 닥친 불황과 함께 지난해 '대리점주 폭언사건' 논란으로 20여년 만에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 때문이다.
50여 년 동안 무차입 경영을 해왔던 남양유업은 이 같은 영향으로 조만간 차입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부터 서울 논현동 62-10번지 일대에 신사옥을 건설 중이다. 주변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과 현대모터스튜디오가 있는 도산대로의 요지로 꼽히는 곳이다.
연면적 1만5293㎡의 이 현장은 남양유업 계열사인 금양흥업이 발주처다. 금양흥업은 부동산임대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1981년도에 설립됐다.
지하 4층과 지상 16층으로 건설 중인 남양유업의 신사옥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6년 완공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더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당초 2016년에 완공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현재는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남양유업 신사옥 건설이 지지부진한 것은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양유업은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등 '갑의 횡포' 논란으로 대외적 이미지가 하락하며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전환 한 것.
거기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커피믹스 시장에 신규 진출하며 공장 건설을 위해 유보금 20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2011년 2249억원이던 남양유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2년 1376억원으로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에는 615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우유업계 불황 등으로 실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 1분기에도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까지 200억원 가량 적자가 난 것으로 남양유업은 보고 있다.
창립 이래 무차입 경영으로 일관했던 남양유업도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자 차입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남양유업의 '4무(無)'경영 원칙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4무는 △돈을 빌려 쓰지 않는 무차입경영 △노사분규가 없는 무분규경영 △친인척이 개입하지 않는 무파벌경영 △자기 사옥이 없는 무사옥경영 등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우유업계가 불황에다가 최근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신사옥 건설은 보류된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는 차입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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