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이지아, 2차 진실 공방? 대중은 피곤해
SBS '힐링캠프' 출연 후 엇갈린 주장 논란
7년간 숨어 지내 vs 양가 허락하에 교제
지난 2011년 4월, 대중 문화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가 한때 부부였던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이지아는 1997년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이런 사실을 14년 동안 비밀에 부쳤다. 하지만 이지아가 서태지를 상대로 위자료 5억원과 재산분할 50억원을 요구하는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팬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서태지의 신비주의는 금이 갔고, 좀처럼 과거 행적을 찾지 못해 '외계인설'에 시달렸던 이지아의 정체도 만천하에 드러났다. 두 사람의 소식은 밤 9시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다.
급기야 서태지와 이지아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이 인터넷을 점령했다. 더욱이 당시 이지아는 배우 정우성과 교제 중이었다. 서태지 이지아 정우성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논란은 이지아가 이혼 소송 보도가 나간 지 열흘 만에 고소를 취하하면서 일단락됐다. 소속사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던 이지아는 "소송을 진행하며 이렇게까지 서로 대립하게 될 줄 몰랐다"며 "그를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밝혔다.
함구하고 있던 서태지도 서태지닷컴에 사과문을 올려 "팬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분쟁은 드라마처럼 마무리됐다. 그러던 중 최근 두 사람의 과거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지아가 지난 11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해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는 다시 서태지 이지아로 도배됐고, 이지아의 전 남자친구였던 정우성까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지아는 방송에서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고백했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아 놀라울 정도였다. 이지아의 고백은 충격을 넘어 안쓰러울 정도였다. 한 여자이자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나날을 산 것이다.
이지아는 "서태지와 결혼 후 7년간 가족·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숨어 지냈다"며 "그분(서태지)과의 사랑은 다람쥐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무모할 만큼 순수하고 무지했다"며 "철저히 혼자였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기 때문에 그게 사랑을 지키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지아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지아는 어린 나이에 유명인이었던 서태지와 결혼, 감당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 연예계 데뷔 후에도 끊임없는 루머에 시달렸고, 결국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는 것.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이지아의 사연에 가슴 아파했고, 서태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상황이 악화되자 서태지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지아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서태지는 "1993년 이지아를 그의 친언니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당시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1996년 가요계를 은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양가 부모의 허락하에 정식 교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또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양가 부모와 가족, 친척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며 "서로 동의 하에 언론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지인들은 우리의 교제나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결혼 사실을 숨겼다는 이지아의 발언과 상반되는 주장이다.
서태지는 이어 "안타까운 이유로 어느 시점부터 상대방의 부모와 연락을 못 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상대방만이 대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지아가 자유롭지 못한 결혼 생활을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서태지는 "미국에서 지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지아와) 함께 여행도 다니며 평범하게 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생활은 나와 상대방에게 아픈 부분"이라며 "그간 침묵한 건 두 사람이 함께했던 과거에 대한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다. 더는 사실이 왜곡돼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서태지의 주장으로 여론은 들끓었고, 두 사람의 과거 진실 공방이 다시 시작되는 모양새다.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의 과거가 다시 입방아에 오르는 건 대중을 피곤하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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