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4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최종변론에서 재판부를 향해 "살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사진은 이 회장이 지난달 24일 항소심 5차 공판 참석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4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 최종변론에서 선처를 요청했다.
탈세와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회장은 이날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형사 10부(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종변론에서 "재판장님, 살고 싶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문화산업을 포함해 CJ의 여러 미완성 사업들을 반드시 세계적인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완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것이 선대 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고, 또 길지 않은 저의 여생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하는 길"이라며 "제 책무, 저의 진정성을 깊이 고려해 최대한의 선처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장은 이식 받은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며, 손과 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결국에는 정상적 보행이 힘들어지는 유전질환 르코-마리-투스(CMT)병 등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체격은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이 회장은 정신적으로도 공황상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마지막 변론에서 "피고인이 많이 아프다. 제가 그 고통을 느낄 정도"라며 지난 13일 제출한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올 6월말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허가 기한은 오는 22일까지다.
이 회장은 또 "모든 게 제 잘못이고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 다만 사실관계와 저의 진정성을 잘 살피셔서 억울함은 없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 "대한민국 없으면 CJ도 없어" VS 변호인단 "검찰, 주장만 할뿐"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을 향해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징역 6년과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었던 1심에 비해 형량이 1년 줄어든 것이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해외 비자금 조성 관리 업무를 총괄한 '금고지기' CJ홍콩법인장 신동기 부사장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1100억원, 성용준 재무담당 부사장은 징역 4년과 벌금 1100억원, 배형찬 전 CJ일본법인장과 하대중 전 CJ대표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이유를 CJ E&M이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 '명량'의 내용으로 설명했다.
우선 검찰은 CJ가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공을 세운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없으면 CJ가 없다. 대한민국 존립 근거는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에 있다"며 "CJ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기업으로서 물질적으로 중요한 면이 있지만 문화는 정신적인 면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 '명량'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러 가면서 '아직 신에게는 12척이나 배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적군을 물리친다"며 "이에 따르면 물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건전한 정신, 불굴의 투지가 대한민국에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행동은 조세포탈과 횡령으로 대한민국의 건전한 풍토와는 전혀 반대의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공판중심주의'를 설명하며 맞섰다.
변호인단은 "공판중심주의는 법정에서 이뤄지는 주장과 증거 등을 토대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대원칙"이라며 "그러나 1심은 수사기록에만 의존해 이 원칙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이 회장의 부외자금 사적용도 사용 건과 관련 "검찰은 주장만 할뿐 입증을 못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무죄로 선고돼야 마땅하다. 그것이 진실에도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댓글 쓰기